최근 두달정도 생각보다 긴 시간동안 번아웃증상을 느낀 것 같다.
하루에 몇번씩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과 잠만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자는 나를 보며 한심하다는 생각과
생채기 내는 말들로 스스로를 깎아 내리는 일들을 반복한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을 겪으며 가장 당황스러웠던게 이렇게 힘들 때 어떻게 해야
내 기분이 괜찮아지는지, 어떻게해야 슬럼프를 지나친, 무기력증상을 벗어날 수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사실이었다.
적어도 어릴 때는 실컷 울고나면 괜찮아진다거나, 자고 일어나면 기분전환이 된다거나
아주 작은 것들로도 내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동안 힘든것들이 당연한 일들이 되버렸는지,
아니면 힘들어도 꾹 참고 묵묵히 해 나가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는지
내 기분을 내가 풀어줄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 미치게 만드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누구라도 내가 괜찮아질 방법을 얘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에 관련 된 책을 미친듯이 찾아 읽은 것 같다.
그렇게 만나게 된 책이 [하루 사용 설명서]라는 김홍신 작가님의 책이다.
'우리가 괴로운 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내 마음의 함정에서 스스로 걸어나와야합니다.
내 자유와 행복을 누가 훔쳐갔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인생, 재미없으면 비극입니다.'
프롤로그에 쓰인 글을 보며 그동안 내가 그동안 왜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모습이 아닌 나에게 실망해서,
그렇게 할 수 없음에 화가 나는 것들이고, 어쩔 수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
이런 무기력하고 힘든 감정들이 찾아온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지 안으면 불행하다고 착각한 것들 땜에 내 마음이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살기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짐에 가까운
인생사용설명서 같은 글들이 매일매일 날짜에 맞춰 365가지 방법이 책속에는 적혀있었다.
처음에는 나에게 의미있는 날짜들을 찾아 읽어보고,
그 다음에는 한장 한장 넘기며 책을 읽어보니, 작가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인생을 살아내는 내 인생 사용설명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힘든 순간에도 지금처럼 오래 방황하며 힘들어하지 않고,
잠깐 쉬어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그 시간들도 견딜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며 느끼는 힘든 과정들도 그저 양념이라 생각하면
두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님의 말처럼
내가 어쩔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내 삶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지금부터라도 찾아보고 싶다.
적어도 작가님처럼 365가지의 방법을 찾아낸다면 힘든일이 있는 하루를
지혜롭게 따뜻하게 넘길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