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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도서]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김규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는 사람이 좋아

 

이 책은 커밍아웃 전문가 김규진 씨가 사랑하는 언니와 결혼하는 과정을 써놓은 책이다. 레즈비언이지만 잘 살고 싶다는부터 굳은 의지부터, 결혼은 하지만 혼인신고는 거절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나와있다. 그리고 레즈비언이 겪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과 그래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들까지 흥미롭게 담은 레즈비언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설마 본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레즈비언은 소수자니까 특수한 계기가 있을 거라고 무례하게 지레짐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성애자들은 자신이 언제부터 이성애자인지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거다. 그러니 주인공의 말대로 저런 무례한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사람들은 다른 듯 닮아있다. 어디에 살든, 무엇을 먹든, 무엇을 하든, 이성을 사랑하든, 동성을 사랑하든 우리는 모두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니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이상하거나 특수한 경우가 전혀 아니다. 

그리고 내 편견을 완전히 깨준 구간이 있었다. 난 내가 편견이 없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웨딩 플래너가 “동성 결혼인데 괜찮으시냐고 실장님한테 물었더니 그분이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글쎄 다 같은 돈 아니야고 하시지 뭐예요.”’ 하는 이 구절을 보고 자신했던 나는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내 무의식에 동성 결혼을 하려면 결혼식장 측에 의견을 구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던 모양이다. 난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꽤나 부끄러웠다.

잘 생각해 보면 정말 이상한 일이다. 커플이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려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그런데 왜 동성 커플 들은 왜 일일이 전화를 해 결혼식장에 괜찮으시냐고 물어보는 것일까. 동성 결혼이라고 더 적은 돈을 지불하거나 더 특별하게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런데 왜 동성 커플들을 받아주는 식장이 있고 받지 않는 식장이 있는 것일까. 남들 다 하는 결혼을 하는데 왜 축복받지 못한다는 가정을 하는 걸까. 정말 의문이다. 과연 그들을 주눅 들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 색안경을 쓴 사람 때문이지 않을까? 이성애자는 정상이고 동성애자들은 특별한 케이스라고 판단해버리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나는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에게 꼭 말을 해주고 싶다. 당신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동성을 좋아하는 사람의 인생을 망쳐 났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은 남의 인생을 망쳐도 될 만큼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처음으로 퀴어를 본 것은 8~9살쯤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큰 퍼레이드 차들과 무지개 깃발들 어렸던 나는 저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것 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담담하게 “오늘은 성소수자들의 날이라서 저렇게 파티하는 거야, 너 생일날 파티하잖아. 그런 거랑 비슷한 거야”라고 답해주셨다. 나는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그때 처음 들어봤다. 그래서 난 아버지께 성소수자가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음.. 성소수자는 이성…. 너 이성은 알지?”라고 물으셨다. 그래서 나는 안다고 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잠시 고민하시더니 “음…. 저 사람들은 이성이 아닌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야”라고 답해주셨다. 난 이해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내가 이해하지 못한 걸 아신 건지 말을 이어가셨다. “음….. 모든 성소수자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거나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 이런 게 성소수자라고 할 수 있지”라고 답해주셨다.대답을 듣고  많이 어렸던 나는 “그럼 누가 여자 역할이고 남자 역할이야?”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누가 남자 역할이고 여자 역할이고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야 서로 좋아하면 된 거야”라는 말을 해주셨다.

나는 당시 이 말을 100프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커가면서 아버지의 말을 점점 이해하게 되고 그러자 자연스럽게 성소수자는 특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성소수자들에 대해 특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지 그들에 대해서 다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지에서 오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이 책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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