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러시아군은 선제공격한 조지아의 전 국토를 점령했다.
2014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하며 그들이 여전히 세계라는 게임에서 여전히 플레이어임을 보여주며 으스댔다.
사람들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한껏 만들어낸 이미지에 허상을 가지고 러시아라는 국가를 그 저력보다 더 강한 국가로 여기게 되었다. 비록 '방사능 홍차' '소치 올림픽'에서의 편파판정 등 다양한 독재국가의 면모를 보여주었음에도 사람들은 러시아의 정략과 그 지도자 푸틴이 서유럽으로 향하는 가스를 끊는다거나 재벌 부호인 올리가르히들을 억압한다거나 푸틴 집권 후 기본소득이 2배 늘어났다거나 하는 다양한 소식들은 푸틴이 옐친 집권기의 혼란을 잠재우고 러시아가 뒷방 늙은이가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조용하지만 차분하게 그 국익을 키워나가는 내실 있는 강국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충분히 착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 초 벌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러한 모습은 러시아의 무척 유능한 홍보 담당자들이 만든 허장성세임이 드러났다. 푸틴의 야욕을 위해 수많은 징집병들이 준비도 없이 투입되어 무수히 피를 뿌렸다. 전장이 고착화되면서 그동안 강력하게 포효하던 러시아가 시베리아 호랑이가 아닌 그냥 종이호랑이였음을 여실하게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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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릴 커닝엄이 지은 푸틴의 러시아는 푸틴이라는 지도자가 어떻게 권력을 잡고 또 어떻게 정적을 제거했는지 정치적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KGB요원-시청 공무원- 대통령 재산관리- FSB국장을 거쳐 총리, 대통령에 이르기까지는 푸틴이라는 인물이 소련 해체 후의 보리스 옐친 체제의 혼란 속에서 어떻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볼 때는 푸틴 자체는 소련 멸망 속에서 국가재산과 권력을 빠른 정보를 가지고 독점하게 된 '올리가르히' 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이 책에서는 푸틴에게 쓴소리를 하던 이들이 어떻게 죽음을 맞는지가 나와있다. 하나하나의 암살 사건은 아주 정교한 첩보작전을 방불케 한다.
게다가 우리는 이 책에서 푸틴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의 이면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KGB요원을 선망하던 소년이 어떻게 러시아의 독재자가 되었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추악한 일들을 서슴지 않고 해냈는지를 보여준다. 푸틴의 전략은 러시아를 끊임없이 위기 속으로 몰아세우고 그 가운데서 위기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마치 북한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푸틴의 치하에서 올리가르히들은 분명 철퇴를 맞았고 푸틴은 노동법 점검 및 국민 소득 개선을 위한 민생사업도 분명 벌였기에 옐친 치하의 암담한 시기보다 러시아의 소득이 2배로 오른 민생도 어느정도 챙기는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푸틴 그 자신도 국민과 어느정도는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한정된 지면 탓이었는지 지나치게 푸틴 개인의 정치적 사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단순히 정적 살해 및 국제 분쟁에 개입하는 뿐 아니라 푸틴 정권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소홀한 듯 하였다. 그것은 그동안의 이미지 및 검색을 통해 알아보고 그동안의 '조용하지만 강한 마초적 사나이'의 이미지를 이미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는 푸틴의 러시아는 그 환상을 산산히 깨부시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나 러시아나 푸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사건들의 나열이다. 이러한 지도자를 왜 러시아 국민들이 지지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좀 불친절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책들,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 먼나라 이웃나라 러시아편, 스티븐 리 마이어스가 지은 뉴 차르 등에서 푸틴의 러시아가 다루지 않은 정보들을 찬찬히 읽어본 후에야 그 내락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푸틴을 북한의 독재자들과 비슷하게 놓았지만 푸틴은 중국의 정치위원들과 비슷한 길을 걷다가 점점 북한의 독재자들에게 가까이 갔다가 다른 책들과 이 책을 보면서 내렸던 결론이다.
이 책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다른 매체나 도서를 통해 푸틴에 대한 이미지가 어느정도 있는 사람들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책이라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