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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멋진, 거짓말

[도서] 인생이라는 멋진, 거짓말

이나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100년 전에는 예순이 많은 나이였지만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의 말마따나 아주 늙지도, 아주 젊지도 않은 나이가 아닐까. 노년에 접어들면서 노화가 눈에 띄게 진행되는 시기, 인생의 후반부가 시작되는 때가 아닌가 싶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면서 많은 사람의 삶을 들여다본 저자는 타인은 물론 자신의 삶도 찬찬히 살피며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의 시간들에 대해 써 내려갔다. 이웃, 친척 사이에 정이 넘치는 시절을 보낸 세대로서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다른 이를 배려하는 마음을 간직한 이의 글에는 자기 성찰과 조언이 가득하다. 따뜻하고도 뜻깊게 다가온 구절이 많았는데 죽음에 관한 부분이 특히 그랬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맞는 죽음, 생의 마지막까지 정신을 잡고 있길 소망하는 그의 마음이 나와 같기 때문일까.

 

너무나 힘든 순간은 누구에게나 닥친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잊히기에 다들 그럭저럭 살아내는 것이겠다. 불같이 화를 내고 깊이 슬퍼했던 시간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던 순간도 어느 때가 되면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리겠지만 좋은 기억들은 생의 끝까지 가져가고 싶다. 우주에서 한 사람의 생은 그야말로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도 그랬지 않은가. 한 점 먼지에 불과한 '거짓말' 같은 인생이라고.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이 사라지고 난 뒤에 자신의 영혼과 지인들은 자신을 기억할 것이므로 '멋진'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다고도 했다. 원해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이왕 세상에 나왔으니 사람이 느껴볼 수 있는 감정은 다 느껴보고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해보며 사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한 말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종종 생각나는 말이 있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 속상할 때 떠올리면 마음이 풀리는 마법의 문장이다. 언젠가는 사라질 게 분명한 분노만 훨훨 털어버려도 사는 게 즐거워진다. 거짓말 같은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에 집착하느라 모든 기력을 소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게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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