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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심리적인 것들을 파고들어가 쓴다-재즈는 내인생의 새로운 것, 춤이 갖는 무궁무진함, 몸치와 재즈등

글을 유연하게 잘 써준다

뭉퉁그려진 것도 있고 구체적을 쓴 것도 있다

교훈 교시가 있어야한다-작가가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감동받게 하면 된다

첨삭을 참고하여 좀 더 고급지게 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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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발끝

                                                                                         

  손끝이 살아야 한다. 발끝에 힘을 꽉 줘야 한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스피커에 찰싹 붙어 있다. 운동으로 시작한 "몸살림 재즈" 시간이다. 봄의 정령이 긴 겨울을 몰아낼 즈음  코로나로 금지되었던 운동반이 재개강을 했다. 춤의 기운따라 회원들이 하나 둘 음악앞으로 모여든다. 누구는 살이 쪘다고, 누구는 면역력이 약해졌노라고 한탄을 한다. 있을땐 몰랐던 것들. 운동도 그럴것이다. 적금 붓듯이 연금넣듯이 열심히 했지만 긴 코로나를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근력은 고갈되어 가고 면역력 떨어진지 오래다. 

  하나, 둘, 셋, 넷. 구령따라 무릎을 접고 펴고, 오른쪽 왼쪽 안으로 밖으로 돌린다. 겨우내 돌덩이가 되었는지 우두둑하는 소리에 꺄르륵 웃음이 터진다. 코로나로 방콕하며 살림하느라 일하느라 쉴틈이 없던 어깨는 도무지 풀릴 생각을 않는다. 고생시켰다고 혹사당했다고 삐쳤나보다. 시간이 약이 되겠지 위로해 준다. 코로나 동안 잠자는 시간마저도 고민 덩어리가 쌓인  머리는 대책이 안선다. 목을 돌리고 돌려도 제자리다.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다.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스트레칭은 계속된다. 겨울잠 자던 세포들이 부시시 눈비비고 일어날 즈음 "눈동자" (엄정화 노래)음악이 강당을 가득 채운다. 그동안 지켜본 눈동자로 사랑을 고백해 달라고 한다. 사랑 고백을 확신이라도 하듯 바닥을 단단히 딛고 발끝에 힘을 준다. 음악이 있고 안무가 있으니 무희가 되어 춤을 추어야하지만 언감생심이다. 한 바퀴  돌고나면 휘청이지 않으려 중심잡기도 힘들다. 발이 무릎을 지탱해주니 이젠 손끝이다. 영원할줄 알았던 사랑은 이별이 되어 손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언제나 함께 즐겁게 갔던 "어느 재즈바"(터보 노래)에 갔지만 너는 없다'. '상처를 안고 살 순 있지만 지우긴 너무 힘들어' 이별의 아픔들은 손끝, 발끝에 덕지덕지 달라 붙는다. 애써 외면한 채 멀리했던 한 쪽 발끝은 시작과 함께 무릎을 데려오고 헤어졌던 양팔은 스치듯 합쳐지다 각자의 방향으로 멀어진다. 오래되지않은 이별은 지워지지 않는다. '같은 하늘아래 살면서 외면하기에는 너무 고통스러워' 머리위에 얹혀진 팔은 머리와 함께 땅을 향하며 대성통곡을 한다. 인생사 사랑과 이별만 있겠는가. 솜사탕같이 부드러운 봄도, 겨울이 언제일까 싶은 여름도, 알맹이만 가득할것 같은 가을도 겨울이 삼켜버린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멋있게 나이듬을 공부한다. '얼음에 채워진 꿈들이 서서히 녹아가'는 "위스키 온 더 락"(최성수, 김연지 노래)이다. '아름다운 것도 즐겁다는 것도 모두 다 욕심일뿐 혼자사는게 두려워서 하는 얘기'다. 천장으로 치솟던 아름다운 손끝도 내려오고, 벅차오르던 가슴속 기쁨도 얼음에 식힌다. 몸뚱아리는 대지의 품으로 돌아갈듯 한껏 자세를 낮추고 발바닥에 힘을 모은다. 다시 한번 발 뒤꿈치를 최대한 올려 발끝으로 서서 양팔을 하늘로 올린다. 양 손끝을 안으로 모으노라면 얼음에 녹았던 위스키가 혀끝을 감돈다.

 작품을 하다보면 동작에 뭉클하기도 하고, 활짝 펴진 몸이 산뜻해 지기도 하고, 희열같은 것이 스멀스멀 코어속으로 들어 오기도 한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도 있지만 열번 스무번 무한 반복해야 하는 동작들도 많다. 안무가의 느낌을 살리기에는 턱도 없지만 말이다. 음악이 있어 신나지만 음악의 느낌과 맞춰지는건 더 어렵다.

  재즈댄스는 음악과 함께하는 운동이다. 춤반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것이 생활 무용 정도의 춤을 춘다. 각 작품안에는 유연성과 근력운동이 들어 있다.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된다. 근력이 얼만큼 생겼는지, 유연성은 얼마나 좋아졌는지.  그동안은 운동 제목에 댄스가 붙어있는데도 애써 외면하여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에 중심을 두었다. 춤이라고 생각하면 즐겁지 않느냐는 회원의 말이 뇌리에 박힌건 며칠전 일이다. 이제는 운동의 차원을 넘어 춤이 되게 하고 싶다. 손끝 발끝에 힘을 주고 자유롭고 창조적인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예술 장르의 춤.  나를 살리려 손끝에 힘을 준다. 힘 준 발끝에 봄이 돋아난다.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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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코로나19가 진정이 되서 이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책구경님. 봄도 지척에 왔으니 재즈댄스와 활기찬 3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3.03.04 17:4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책구경

      ㅎ 네~~ 코로나 전후가 너무 달라 아직도 어리벙벙 정신못차리지만 운동반 하나는 제잘 잡네요^^

      2023.03.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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