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시집의 첫 머리를 이렇게 엽니다.
“적게 먹고 적게 싸는 딱정벌레의 사생활에 대하여
불꽃 향기 나는 오래된 무덤의 입구인 별들에 대하여
푸르게 얼어 있는 강물의 짱짱한 하초(下焦)에 대하여
가창오리들이 떨어뜨린 그림자에 잠시 숨어들었던 기억에 대하여”
시인의 시어(詩語)는 참 토속적입니다. 정겨운 나무 이름, 곤충이름, 동물 이름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냥 이름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사랑하는 아들, 딸’식으로 애정 어린 수식어가 붙습니다. ‘깡마른 국화꽃’,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