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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월 31일입니다.

내일이면 8월의 시작이네요.

무더위의 정점을 찍고 있는 나날입니다.

7월에 저에게 의미를 던져준 책 3권을 모아봅니다.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소개합니다.

 

 


 

[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재활치료사가 알려주는 기적의 걷기 수업 

 

 

 

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나카 나오키 저/송소정 역
포레스트북스 | 2018년 05월

 

 

 

 

 

 

이 책의 저자는 다나카 나오키. JCHO 도쿄 신주쿠 메디컬 센터의 재활치료사이자 세계 수영 선수권대회 일본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로 활약했다. 국가대표 선수는 물론 일반인까지 치료하는 이학의료사다. 수십 곳의 병원을 전전해도 딱히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치료법을 찾지 못해 병을 키워온 수많은 환자를 통증 없는 삶으로 복귀하도록 도왔다. 특히 수술 없이 자세와 걸음걸이 교정, 근력 트레이닝만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병을 완치하는 그만의 비법이 일본 전역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었다.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치고 피곤한 현대인들에게 걷기의 놀라운 효과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요법 전문가로서 나는 재활치료 과정을 충실히 거치면서 근육을 단련해 다시 걷게 된 사람을 수없이 보아왔다. 누구나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자기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근육과 관절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잘 걷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근육을 단련할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6쪽_시작하며 中)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재활치료사가 집필한 책이라는 점이었는데, 눈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에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일반인이 읽기에 손색없는 책이다. 특히 각종 트레이닝 방법을 그림과 설명을 통해 일러주어서, 꾸준히 생활화할 수 있으리라 기대 한다.

 

이 책은 무작정 이러이러한 운동을 하면 무엇무엇이 좋아진다,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필요한지 어떻게 작용하는지 조곤조곤 알아듣기 쉽게 설득해주어서 하고 싶게 만든다. 또한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동작들이어서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들께도 알려드리기에 더없이 좋을 것이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되었지만, 거동도 못하고 수명만 늘어난 상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100세가 넘어도 내 힘으로 걷고 건강하게 지내다가 명이 다 하면 세상을 마감하는 것이 누구나 바라는 마지막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간단한 방법으로 자세와 걸음걸이를 교정하며 근력 트레이닝을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수천 명의 환자를 일으킨 재활치료사의 기적의 걷기수업을 건강한 노년을 위해 필독서로 추천한다.

 


 

[서재를 떠나보내며]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서재를 떠나보내며

알베르토 망겔 저/이종인 역
더난출판사 | 2018년 07월

 

 

이 책을 읽겠다고 결심한 데에는 이 한 문장이 전부였다.

 

2015년 6월, 부득이한 사정으로 넓은 서재가 딸린 프랑스의 시골집을 떠나 맨해튼의 침실 한 칸짜리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알베르토 망겔은 자신의 서재에 있던 3만 5천여 권의 장서들 중 가져갈 책, 보관할 책, 버릴 책 등을 분류하면서 추억과 명상에 잠긴다. (책 뒷표지 中)

 

이 글만 읽었을 뿐인데, 막막하고 속이 쓰린다. 이내 정신 차리고 책을 분류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떠올린다. 그냥 바로 감정이입에 들어갔다. 남 얘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늘 뒤로 미루고 살고 있는 '서재 정리', 책과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인데 서재를 떠나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기에 이 책『서재를 떠나보내며』를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재 정리에 돌입하고는 사색에 잠겨있는 알베르토 망구엘을 떠올린다. 사진을 정리하다 추억에 잠겨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한 장 한 장 꺼내들며 그 당시의 상황과 사람들의 사연과 그에 대한 감상을 주루룩 훑어본 적이 있다면, 책을 정리하며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어쩌면 대대적으로 서재를 정리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난제일 것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그 많은 책들을 정리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책을 하나씩 꺼내들며 그것을 읽을 때에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 책에서 어떤 문장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들려주는 책이다.

 

나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나의 서재가 서 있던 평화로운 장소, 그걸 짓는 데 걸린 시간, 내가 그곳에 있을 때 얻은 책들. 나는 이렇게 자문했다. 나는 어떤 이유로 이제 번호 매겨진 상자 속으로 들어가게 될 책들을 수집했는가? 나는 무슨 변덕으로 이 책들을 지구본 위의 색칠된 국가들처럼 만들었나? 이런 연상들을 불러온 것은 무엇인가? 이 연상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정서가 있어야 의미가 있고 또 더 이상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논리의 규칙에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현재의 나 자신은 오랜 강박증을 반영하고 있는가? 만약 모든 서재가 자전적인 것이라면 서재 해체는 자기 부고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이런 질문들이 이 비가의 진정한 주제인지도 모른다. (86쪽)

 

 

 

이 책을 읽다보면 책에 대해 보통 수준의 관심으로는 이런 글이 나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우러나지 않는다면, 이럴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 책을 꺼내들고 하나씩 생생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감탄하며 읽어나간다.

 

카프카의 텍스트는 꼼꼼하고 냉소적인 동시에 근업하며 각 장은 -그의 말대로- "한 땀 한 땀 고통을 통하여" 얻어진 것이다. 카프카는 내게 절대적인 불확실성을 제시하는데, 그건 나 자신의 많은 불확실성과도 부합한다. 가령 눈 속에 서 있는 나무줄기에 대한 그의 묘사를 보라. "겉보기에 나무들은 빛을 내며 서 있다. 약간만 밀어도 눈 위를 구를 것 같다.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나무들은 땅속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이 또한 겉모습일 뿐이다." 나는 카프카의 책을 펼칠 때마다 일종의 신학적 직관을 부여받은 느낌이 든다. 우리에게 행복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그걸 누리지 못하게 하는 무서운 신을 향해 천천히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느낌. 카프카가 볼 때 에덴동산은 여전히 존재한다. (76쪽)

 

 

 

세계의 명작들을 간접적으로 다 맛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눈을 번쩍 뜨고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이런 느낌의 책이 참 좋다. 누군가의 전달에 의해서 값진 명작들을 훑어보는 것이 큰 의미가 있었고, 이 책의 글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따라가게 되었다. 경이로운 느낌에 감탄하며 읽은 책이어서 추천한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랑과 상실에 관한 포토 에피그램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헤르츠티어 저
싱긋 | 2018년 06월

 

아, 이런 것도 사진으로 찍는구나. 이렇게 글을 붙여놓으니 숨결이 불어넣어지는구나! 감탄을 하며 읽은 책이다. 어쩌면 아무 것도 아닐, 숨기고 싶은 것일지라도, 그건 아니라고 알려준다. 세상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조용히 속삭여주는 책이다. 세상을 보는 시선을 가다듬어 다른 방향으로 눈길을 주게 만든다. 좀더 깊게, 좀더 느리게 천천히, 저자가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지켜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바라보는 순간 대상에 깊이 공감하고 멀찌감치 떨어졌다가 한순간 아예 그것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그의 포용적인 시선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모호한 것을 선명하게 묘파해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다. 무심히 흘려보낸 우리 일상의 순간들이 그의 사진 속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품게 된다. (저자 소개 中)

그의 글과 사진에 대한 이 글이 아마 책을 열면 '아, 그렇구나!' 하면서 마음에 확 와닿을 것이다. 어느새 집중하며 읽어나간다. 사진에 숨결을 불어넣은 글과, 글에 현장성을 심어주는 사진은 함께 있기에 비로소 커다란 의미로 자리잡는다.

 

꽤나 독특하고 신선한 느낌의 사진집이다. 적절하게, 간결한 언어로 마음을 뒤흔들어주는 책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는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몇 마디 없어도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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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블루

    <서재를 떠나 보내며> 리뷰들이 올라오던데,, 이 책 밀크티님의 베스트군요.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

    2018.07.31 17:4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밀크티

      저에게는 참 느낌 좋은 책이었답니다.

      2018.08.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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