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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읽는 시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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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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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대추를 통한 세월의 무게를 넣었군요. 장석주 시인은. 간명해서 좋아요. 확실히 가을이네요.

    2018.09.20 16:1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대추 한 알, 제가 아주 무지무지 좋아하는 시입니다.
    대추 한 알 속에 자연, 계절, 세월, 우주가 모두 녹아 있는 듯해서 아주 좋아합니다.
    그리고 세상과 통했구나, 라고 말한 문장이 참 좋습니다.

    2018.09.21 15:1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읽는엄마곰

    이집저집 다니며보니 이 시가 어찌나 많은지..ㅎ
    대추한알에 담긴 세상.
    많이 읽히고 많이 좋아하는게 당연하리만큼 좋은 시에요 정말!ㅎㅎ

    2018.09.29 12:49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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