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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시작된지도 13일이나 지났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을도 거의 지나가고 있네요.

2018년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한달 반의 시간이 지나면 너무도 어색하지만 눈앞에 닥친 '2019년'이 되어있겠네요.

10월에 저에게 의미를 던져준 책 3권을 모아봅니다.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소개합니다.

 

 


 

[골든아워 1] 삶과 죽음에 대한 치열한 기억, 그 기록

 

 

골든아워 1

이국종 저
흐름출판 | 2018년 10월

 

 

일단 첫 페이지만 넘기기 시작하면, 몰입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의 상황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눈앞에 펼쳐진다. 어찌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읽다보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분노가 일어나기도 하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이 상상되며 울컥하기도 한다. 선진국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절벽이 속상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누구나 평생 그곳을 접하지 않고 싶어하지만, 그곳에서 고군분투하며 매일 살아내는 사람의 목소리이니, 그 치열함을 전달받는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피곤에 전 채로 환자의 피를 뒤집어쓰며 수술을 하고 있노라면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사라진다. 내 몸을 깎아 사신을 막아내는 바리케이트로 쓰고 있다는 느낌이 엄습했다. 그것은 언제나 나와 대치 중이었고, 정경원을 비롯한 팀원들, 마취과 의사들, 간호사들이 그 싸움에서 시간을 벌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때로는 이기고 때로는 패하며 다 함께 내상을 입고 쓰러져 갔다. 나는 환자와 의료진의 운명 공동체적인 성격에 몸서리쳤다. (434쪽)

 

 

이 책은 의사 이국종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중증외상센터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2권으로 담은 기록은 의료 현실을 개선시킬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 생각된다. 때로는 글이 주는 힘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하는데, 이 책은 그 시작점이 되어 불씨를 지필 것이라 생각된다. 일단 손에 집어들면 멈출 수 없는 힘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이런 직장상사가 있다면 좋겠다, 앗코짱 최고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유즈키 아사코 저/권남희 역
이봄 | 2018년 10월

 

 

 

 

그야말로 오감자극 신선한 느낌의 소설이다. 미치코가 처음에는 거절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부담스럽게 동의한 일이지만, 앗코짱 대신 가는 음식점 지령을 받고 발걸음을 옮길 때에면 함께 설레는 기분이었다. 앗코짱 같은 상사가 곁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앗코짱 신드롬을 불러일으킬만한 새로운 여성 캐릭터, 인정한다. 워너비 직장 상사, 누구나 부러워할 카리스마 여성 상사 1위를 할 듯하다.

 

그림과 함께 따뜻한 밥 한 끼를 후루룩 먹는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글이 맛의 상상력을 일깨워서 무언가 먹고 싶고 만들고 싶은 욕구를 발동시켰다. 소박한 느낌의 한끼 도시락도 맛깔스럽게 다가오고, 앗코짱이 알려주는 음식점은 어떤 곳일지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함께 떠나보았다. 읽으면서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미 NHK드라마 화제작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아마 이 소설을 읽어보면 동의하게 될 것이다. 영상화하면 그것대로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는 느낌,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일주일 점심 바꾸기라는 단순한 행동이 한 권의 소설로 담겨질 풍부한 스토리가 된다. 흔한 한 끼 식사가 특별한 무언가가 되는 느낌은 작가의 글솜씨가 더해져서 맛깔나게 풀어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스토리가 있는 음식 탐험 소설이다. 산뜻하고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가 들려주는 나이듦에 대하여

 

마흔에게 (저자 친필 서문 포함 양장 특별판)

기시미 이치로 저/전경아 역
다산초당 | 2018년 10월

 

 

 

저자는 인지증(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뇌경색에 걸린 어머니를 간병한 적이 있다. 그에 따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아프지 않고 살아간다면 좋으련만, 되도록 오래오래 건강하게만 지내면 좋겠다만, 삶은 생각처럼 되지 않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가 남 얘기 같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을 건드린다.

부모가 뭔가를 잊어버리거나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한 사실을 우울해 해봤자 사태는 호전되지 않습니다. 설령 부모가 과거에 집착하더라도 자식이 먼저 과거를 놓아주기로 결심하고 '지금, 여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놓아준다는 말은, '인생을 날마다 새로 시작하듯 산다'라고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어제의 일을 들먹이지 않고 날마다 처음 만나듯 부모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부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대할 수 있을 겁니다. (147쪽)

 

처음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왜 제목이 '마흔에게'일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40대 정도에 읽으면 더욱 와닿는 부분이 많아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늘 건강하기만 할 줄 알았던 부모님이 노쇠해지는 때이기도 하고, 세상을 살아가며 경험치가 좀더 쌓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술술 읽히면서도 마음을 파고드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아서 순식간에 읽어나가게 된 책이기에 기시미 이치로의 최신작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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