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시작된지도 어언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새해 초반부터 무리하다가 구내염으로 고생한지 어언 일주일
입안이 쓰려서 아무 것도 못 씹어먹고 (그냥 갈아서 삼키며 버티는 중)
씹어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이 그리운 시간입니다.
특히 떡볶이...먹고 싶네요.
그러다보니 문득 그동안 읽은 책을 정리하고 싶어집니다.
먼저 잊고 있었던 2018년 12월 마무리를 해야겠네요.
12월에 읽은 책 베스트 3을 모아봅니다.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소개합니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 천년의 고전, 심경
퇴계가 평생 새벽마다 탐독했던 책
다산이 생의 마지막에 붙들었던 책
지적 거인들이 마지막에 도달한 천년의 고전,《심경 心經》
이런 책이 있었구나, 그런 책이라면 나도 접해보고 싶다… 온갖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떨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니 책날개에도 눈길을 끄는 문장을 발견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마음을 삶에서 버려야 하는 거추장스러운 것으로만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마음을 지켜내야 합니다." (책날개 中)
제목을 보며 살짝 호기심이 생겼는데, 책설명만 보아도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책이라면 당연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게 되었다.
"다산이 마주했던 마지막 삶의 주제, 바로 마음이다."라는 도입부를 보며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한다. 왜 읽어야할지, 어떤 면에서 읽고 싶은지, 목표 의식이 분명해진다. 욕심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되 물들거나 흔들리지는 마라,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내 마음이 삐뚤어지면 세상도 어그러진다 등 책을 읽어나가다가 마음을 쿵 울리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 조금씩, 마음에 새겨가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왜 저자가 동양 고전을 읽으면서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알 듯도 하다. 부록에는 심경 전문이 담겨있으니 틈틈이 읽으며 마음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조울병 의사가 들려주는 조울병 이야기
이 책을 통해 조울병에 대해 의학적인 정보는 물론이고,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까지 살펴보며 좀더 생생하게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의사인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이기에 알고 싶은 의학적 기본 지식도 담겨 있어서 도움이 된다.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약 복용에 대한 의문이나, 기본 정보를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신이 그동안 잘해왔기 때문입니다.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해도 지금은 당신의 잠재력이 잠시 가려 있는 시기일 뿐입니다. 이제까지 당신은 누구보다 노력하고 잘해왔을 것입니다. 남들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길을 열고, 다른 사람들을 능가하는 에너지로 추진력 있게 삶을 개척해왔을 것입니다. 조울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오히려 병이 없는 사람들보다 더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항상 잘해왔던 당신은 지금 멈춰 서 있는 자신이 갑갑하고 견딜 수 없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목표를 상실한 내 모습이 불안하고,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초조함에 괴로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럴 때는 그냥 편안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어가도 됩니다. (234~235쪽) 이 책은 '직접 조울병에 걸려본' 조울병 의사가 들려주는 조울병 이야기이다. 제목보다 내용이 시선을 끌었고, 단숨에 읽어내려간 책이다. 환자와 의사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해당 병을 직접 앓아본 경험자의 이야기이기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렇게 생생하게 읽으며 질병 정보도 알 수 있는 책을 지금껏 읽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 질병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일독을 권한다. |
[나의 인도] 인도가 그리워지면 또 읽고 싶은 책
이 책은 박완서, 법정, 신경림, 이해인, 문인수, 강석경, 나희덕, 동명, 박형준, 김선우, 이재훈이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이다. 내 마음의 지도, 그 외발 소년은 무사히 집에 잘 돌아갔을까, 시성의 숨결 밴 땅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만나다, 잃어버린 여행 가방,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소 타지마할,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난다, 나의 시체를 미리 태운 바라나시, 별을 찾아서, 인도 소풍 나는 아직 수엽을 깎지 않았다, 소중한 만남, 속도 그 수레바퀴 밑에서, 고독한 원시의 시간 라다크, 바람의 계곡 라다크 투르툭에서의 이틀, 갠지스강에서의 이별 등 14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문명의 속도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 곳,
여행이 고행이 되고 다시 순례가 되는 곳,
그곳에서 그들이 보고 듣고 느낀 것들 (책 뒷표지 中)
인도라는 나라처럼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 곳이 있을까. 이 책은 좀더 특별한 느낌이다. 법정, 이해인 등 다른 종교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도 볼 수 있고, 소설가 시인 등 문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도도 색다른 느낌이다. 글 하나하나가 완성도가 높아서 깊이 있게 인도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결국 어디든 내 마음속 나만의 인도로 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인도사진이 함께 담겨 있어서 글을 더욱 다채롭게 한다. 이들의 인도 이야기가 온갖 생각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내가 가본 곳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고, 가보지 못한 곳이어도 마음 속의 고향처럼 친근한 느낌으로 담아둔다. 설레고 신나는 기분으로 책을 읽는다. 무엇보다 여러 사람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도가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여행을 떠나는 듯 인도를 떠올리는 시간이 설렌다.
기다려지던 책이었고, 일단 펼쳐드니 멈출 수 없이 읽어나간 책이다.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을 아까워하며 읽어나갔지만 금세 마지막 페이지까지 향해갔다. 인도가 그리워지면 주저없이 꺼내들 단 한 권의 책, 다른 이들의 인도 여행기를 담은 책 중 또 읽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나의 인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