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중요성을 여러 각도로 조명하는 책을 읽어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육아와 공간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질문을 던진다.
아이에게 '좋은 공간'이란 무엇일까?
원래 저자는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교육을 업으로 삼은 엄마 입장에서 아이를 데리고 갈 만한 공간을 소개하고, 거기에 더한 엄마의 이야기 정도로 이 책을 엮어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내용을 채워가며 "아이들에게 진짜 좋은 공간이라는 게 뭐지?"라는 아주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보통 육아 환경에서 무엇을 가르칠지 정신적인 부분만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에서는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을 말하니 더욱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창의력, 사고력 등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시선을 갖추는 최고의 방법으로 공간의 힘을 이야기한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부모가 알아야 할 공간의 힘과 더불어, 아이와 함께하는 추천 공간 14도 들려준다고 하니, 이 책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민. 현재 국민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문화디자인랩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간디자인, 문화, 콘텐츠 관계에 집중한 기획과 교육을 주된 영역으로 삼고 있다. 두 자녀에게 어릴 적부터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고 새로운 생각 또는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자신답게 살아갈 이들의 내일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공간력'으로 쌓아온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공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배우고 느끼기'에는 1장 '공간의 힘이 아이를 바꾼다', 2장 '세상의 변화를 읽는 엄마로 성장하자', 3장 '아이들의 미래 공간, 어떻게 확장될까?', 2부 '어떻게 공간을 탐색하고 활용할 것인가?'에는 1장 '아이들을 이런 공간으로 데려가라', 2장 '공간을 가지고 노는 아이로 키우는 비결'이 수록되어 있다. 부록 '아이 손을 잡고 한번 다녀보시길'로 마무리된다.
저자에게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큰아이를 비롯한 알파 세대 2명이 있다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부모로 둔 2011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을 알파 세대라고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출생한 최초의 인류라고 하는 이 아이들은 소셜 미디어나 가상세계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전 세대의 삶이 오히려 낯설고 상상의 영역일 수 있다. (22쪽)
저자는 알파 세대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그리고 공간에 대한 연구를 업으로 하는 학자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조목조목 들려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공간 경험치는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는 시간을 쌓아가는 일이라며, 저자는 육아와 공간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풀어가고 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메타버스가 새로운 먹거리, 미래 산업, 최신 기술, 경쟁력 등의 건조하고 살벌한 말들로 점철되지만,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아직 꿈꾸어도 좋을 창작의 씨앗을 뿌려볼 만한 광활한 꿈의 세상이 아닐까? 많은 것을 시도하고, 실패해도 되는 드넓은 실험실로서 말이다. (124쪽)
이 책을 통해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숲, 박물관, 미술관 등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 좋을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또한 집을 점검하고 집에서 답을 찾는 법까지 우리가 접하는 공간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를 들어가며 생각에 잠길 수 있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꼭 좋은 것만 배우지 않는다. 부모의 부족한 점을 통해서도 배우면서 생각의 크기를 키운다. "이렇게 하면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구나" 하고 말이다. 집은 갖가지 실험실이어야 한다. 틀리면 큰일 나는 하나의 답이 아니라 이런저런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실험실이어야 하고, 창피해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여야 한다.
그동안 그렇게 살지 않았다 하더라도 앞으로 그런 곳이 되면 된다. 아이에게는 세상 풍파에도 가장 안전한 정신적 보금자리가 집이다. 또 가족의 역사가 켜켜이 쌓임으로써 나를 설명하는 스토리텔러이자, 나를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자화상 같은 곳이다. 집은 살고 싶은 방향과 살고 있는 상황을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하다.
우선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이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이야기해 보자. 끊임없이 시도하고 변화할 아이들과 함께 집이라는 공간에서 말이다. (194~195쪽)
아이와 함께 집이라는 공간을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짚어주니 육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으며 하나씩 실행에 옮겨보아도 좋겠다.
또한 여행이 답사가 되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아이가 답사 속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조언도 해주니, 이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육아 경험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이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육아에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이 책은 익숙한 공간, 새로운 공간, 낯선 공간을 활용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사고력을 길러주고 공간에 담긴 과거와 현재를 통해 자신만의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담았다고 한다.
읽다 보면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공간을 발견하기도 하고,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꾸려갈지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아이와 함께 하는 공간과 시간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