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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실하고 고결한 밤

[도서] 신실하고 고결한 밤

루이즈 글릭 저/정은귀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노벨문학상 작가 루이즈 글릭의 시집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정신을 심어주었다. 또한 그동안 내가 생각하던 시의 지평을 넓혀주었다. 길고 긴 산문시의 세계에 아마 처음 초대받은 듯하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접하던 시만 접해서 새로운 작품이 마음에 들어올 틈이 없었나 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새로운 시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특히 노벨문학상 작가라는 점에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루이즈 글릭의 시집을 읽어보게 되었다.

세 권으로 된 루이즈 글릭의 시집 중 손에 집히는 대로 먼저 읽어본 것이 바로 《신실하고 고결한 밤》이다.

이 책의 저자는 루이즈 글릭. 미국의 시인이자 수필가이다. 1943년에 태어났다. 2020년 노벨문학상, 2015년 국가 인문 훈장을 받았다. 2003년부터 다음해까지 미국 계관 시인이었다. 1968년 시집 《맏이》로 등단했고, 1993년 시집 《야생 붓꽃》으로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이후 시집 열제 권을 발표했고 에세이와 시론을 담은 책 두 권을 지었다. 예일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저자 소개 전문)

이 책에는 우화, 모험, 지난 날, 신실하고 고결한 밤, 기억 이론, 예리하게 말이 된 침묵, 밖에서 오는 사람들, 시원의 풍경, 유토피아, 콘월, 후기, 한밤, 돌 속의 그 칼, 금지된 음악, 열린 창문, 우울한 조수, 단축된 여행, 다가오는 지평선, 그 새하얀 연속, 말과 기수, 소설 작품 하나, 어느 하루 이야기, 여름 정원, 공원의 그 커플 등의 시가 담겨 있다.

길고 긴 산문시가 수록되어 있다. 한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어들이 가득 담겨 있어서 여러 번 읽고 음미해야 했다.

옮긴이의 말에서 정은귀 해설을 보면 복화술을 구사하는 것 같다고 했는데, 시를 음미하다보면 어렴풋이 그 의미가 다가온다.

시를 읽어나가다 보면 그 속에서 인간의 소리, 신의 소리까지 다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음미할수록 맛이 달라지니 복화술을 구사하는 것 같다는 그 의미를 알게 된다.

깊고 심오해서 한 번 읽어서는 그 마음에 다가가기가 힘들다.

이 책을 보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삶과 죽음이 일직선상으로 흘러가서 죽음이 삶의 끝에서 다다르는 휴식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다는 것이다.

본문을 읽으면서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해설을 보면서 '뫼비우스의 띠' 이야기가 나오니 모든 것이 연결되었다.

삶과 죽음, 삶 속의 죽음, 죽음 속의 삶, 끝과 시작, 인간과 신 등등 모든 것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지고 있다.

시를 음미하며 꿈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꿈인 듯 환상인 듯 헤매다가 깨어보니 한 권의 시집이 눈앞에 있었다.

이 책의 작품 해설은 나희덕의 '무한한 끝들을 향한 영혼의 여행', 옮긴이의 말은 정은귀의 '낮은 목소리로'가 수록되어 있다. 특이 사항은 작품해설과 옮긴이의 말이 따로 별책부록처럼 작은 책자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비매품이라고 적혀 있다.

'신실하고 고결한 밤'은 이 폐허 같은 세상을 견디는 참을성을 길러주는 밤이다. 왜 견뎌야 하는가? 견뎌야만 하기에 견딘다. 어쩔 수 없이 상처와 죽음을 대면하는 우리다. 육체는 하루하루 쇠하고 소중한 것들은 불타고 사라지고 죽는다. 시인은 태어나기도 전부터 상실 위에 자기 존재의 뿌리가 자리 잡은 사람.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언니의 죽음 외, 시인과 닮은 꼴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또 살던 집이 화재로 한줌 재로 변한 사건 등은 시인이 오롯이 경험한 고독한 밤의 전화 같은 사건이다. 우리 또한 이 비슷한 일들을 겪으며 무수한 끝을 대면한다. 그래도 우리는 걷는다. 걸어야 하기에. 죽음에서 출발하여 죽음을 딛고 우리는 나아간다. 그래야 하니까. 시인은 이 고독한 발걸음 속에서 서로 어울리고 의지할 수 있는 이들을 언어로 만드는 사람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루이즈 글릭의 시집은 한 번에 의미가 와닿지 않고, 여러 번 읽어야 그 안에서 고귀한 것들을 건져낼 수 있을 듯하다.

얇지만 글자 크기가 작고, 행간을 읽어야 어렴풋이 알 듯도 한 내용이어서 난해한 느낌이다.

뜻이 하도 깊어서 두고두고 음미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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