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넘어서서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우리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먼저 이 책의 추천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대개 멸종 소식을 몇 다리 건너 전해 듣고 있겠지만, 나는 바로 곁에서 한 존재가 영원히 사라지는 걸 목격했다. 우리가 눈감는다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여섯 번째 대멸종'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막아야 한다.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
_최재천 |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 역시 급격한 기후 변화가 원인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그 원인이 바로 우리 인류이기 때문이다. 우리만 변하면 된다.
_이정모 |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빌 게이츠 여름 추천 도서, 버락 오바마, 엘고어 강력 추천 등등 찬사가 가득한 이 책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엘리자베스 콜버트. 언론인이자 작가. 2015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자다.
빌 맥키벤의 베스트셀러 《자연의 종말》을 접하면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콜버트는 2000년 겨울, 당시 정기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글을 쓰는 이가 없던 <뉴요커> 지면을 통해 환경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2001년, 빙하 코어를 활용한 기후 연구 취재차 그린란드에 1년간 머물면서 지구 온난화가 '토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지금 당장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임을 깨닫고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모두가 애써 외면하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대중의 인식을 재고하고 인류의 책임을 강조하고자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13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여섯 번째 대멸종', 챕터 2 '마스토돈의 어금니', 챕터 3 '원조 펭귄', 챕터 4 '암모나이트의 운명', 챕터 5 '인류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챕터 6 '우리를 둘러싼 바다', 챕터 7 '중독된 바다', 챕터 8 '숲과 나무', 챕터 9 '육지의 섬', 챕터 10 '신 판게아', 챕터 11 '코뿔소에게 초음파 검사를', 챕터 12 '광기의 유전자', 챕터 13 '희망을 찾아서'로 나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멸종에 대해 알게 되면서 느낀 흥분과 공포 모두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언급한다.
'멸종'이라고 하여 먼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멸종이 일어나고 있는데, 다시금 대멸종을 불러온 종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이다. 인간 존재의 멸종이라기보다, 다른 종을 멸종시키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고 하니, 각성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이 2014년에 나와서 2015년에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이며, 한국에서는 절판 이후에도 수많은 독자가 재출간을 희망했던 엘리자베스 콜버트의 대표작이라고 하여 더욱 관심이 갔다.
두 눈을 번쩍 뜨고 이 책에 집중해본다.
호모 사피엔스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번식하고는 광활한 숲이 초토화된다. 인간은 식량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숲을 없애고, 대기를 바꾸고 기후가 달라지며 해양의 화학적 성질도 변했다.
이제까지 어떤 생물도 이런 식으로 생태계를 바꾼 적이 없으며 이에 견줄만한 다른 일이 일어난 적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5대 멸종만큼 대대적인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여섯 번째 대멸종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호소력 있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등골이 서늘하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꽤나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우리에게 경고를 한다.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 상세히 짚어주니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너무 안일하게 살던 호모 사피엔스 종의 한 사람으로서 초조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별히 민첩하지도, 강하지도, 번식력이 뛰어나지도 않았던 한 종은
어디에나 정착하여, 적응하고, 혁신해 지구 모든 곳에 자리를 잡으며
의도적으로 숲을 없애고, 생물권을 재편하기도 했다.
이때까지 어떤 생물도 그렇게까지 생태계를 바꾼 적이 없었다.
또 한 번의 대멸종을 불러온 이 종은 바로 호모 사피엔스다. (책 띠지 중에서)
지금껏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서도 인간 위주로만 생각했었나 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호모 사피엔스 종을 바라보니 지구의 위기가 더 실감 나게 느껴진다.
호모 사피엔스 종이 더 이상 지구 생태계의 멸종을 불러일으키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무언가 변화의 초석을 전 세계적으로 함께 다져나갔으면 좋겠다.
추천의 말처럼 이 책은 제2의 《침묵의 봄》처럼 우리 시대를 대표하고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