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중 제31권이며, 구스타프 말러의 자취를 따라가보는 책이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우리 시대 대표 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난다는 콘셉트인데, 책에서 여행으로, 여행에서 책으로, 깊이 있게 더듬어보는 클래식 수업이다.
1권 셰익스피어를 시작으로 니체, 클림트, 페소아, 푸치니, 헤밍웨이, 모차르트, 뭉크, 아리스토텔레스, 가와바타 야스나리, 마키아벨리, 피츠제럴드 등 이미 30권의 책이 출간되었고, 이번에는 구스타프 말러를 따라가보는 시간을 보낸다.
말러 음악의 음향적 원천이 된 이홀라바에서부터
음악 인생의 정점을 찍은 빈을 거쳐
마지막 예술혼을 사른 뉴욕에 이르기까지
말러의 삶과 예술 공간을 찾아가다 (책날개 중에서)
예술가의 행적을 따라 여행을 한다니 얼마나 설레겠는가!
나도 이 책을 읽으며 함께 동참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구스타프 말러.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전환될 때, 주로 오스트리아 빈과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지휘자와 작곡가로서 활동한 말러는 낭만주의 시대의 마지막 거장이자 현대음악의 관문으로 평가받는다. (책 속에서)
지은이 노승림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정책대학원 문화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음악 칼럼니스트로서 각종 매체에 고전음악에 대한 글을 꾸준히 집필해 왔다. (책날개 중에서)
책이나 음악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내가 만난 말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떠돌던 파우스트와 같은 방랑자다. 부귀영화나 세속적인 명예는 그의 마음을 채워 줄 수 없었다. 인간이 저마다 안고 태어나는 인생의 고난은 극복이 아닌 포용하고 초월할 대상임을 삶은 그에게 가르쳐 주었고, 그의 음악이 우리에게 알려 주는 바도 이것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게 마련이라는 괴테의 명언을 되새기며 독자들도 이 여행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17쪽)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파우스트의 고독한 방랑길'을 시작으로, 1장 '그린칭 묘지로 가는 길', 2장 '유년기를 찾아서', 3장 '애증의 도시 빈', 4장 '빈의 이방인', 5장 '제체시온의 황금 기사', 6장 '알마, 뮤즈인가 악처인가', 7장 '호수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8장 '두 번째 오두막', 9장 '세 번째 오두막', 10장 '뉴요커 말러'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죽음, 그 이후'로 마무리된다. 말러 예술의 키워드, 말러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 문헌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펼쳐들어 첫 장을 넘겼는데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 인생이 가장 정점을 찍었을 때의 사진부터 시선을 끈다. 또한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말러 그림도 인상적이고, 말러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알프스의 자연 사진도 볼 수 있다.
말러의 생애와 예술공간까지, 본문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구스타프 말러에 대해 한 걸음 가까워진 듯한 느낌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나는 삼중으로 고향이 없는 사람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보헤미아인으로,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으로, 세계에서는 유대인으로, 어디에서나 이방인이고 환영받지 못한다."라는 그의 유명한 토로에는 태어날 때부터 어디에서나 소외된 자의 운명적 고독이 묻어 있다. 하지만 말러는 타고난 고독을 부정하거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살지는 않았다. 그는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거나 기우는 법이 없이 음악이라는 외줄타기 인생을 완고하게 고집했다. (12쪽 발췌)
이 책을 읽으며 말러의 유소년기부터 시작하여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에 함께 동참해본다.
생생한 사진과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글을 통해 현장감 있게 그 여정을 따라가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빈국립오페라극장에서 지휘자로 전성기를 보냈던 그 장소를 사진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의 탄생부터 찬란했던 시기 등 굵직굵직한 삶의 궤적에 머물면서 함께 하는 여행을 안내해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사진을 비롯하여 그림 등의 자료도 시선을 끌어서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좀 더 입체적이고 흥미롭게 그의 뛰어난 예술세계의 경지를 엿보는 시간을 갖는다.
저자의 필력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구스타프 말러에 대해 이름만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니 잘 모르더라도, 이 책을 펼쳐들면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이끌어가고 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예술가의 여정을 함께 답사할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