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 사건의 중심에는 늘 인간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 중심주의의 편협한 사고는 인간 외에는 눈여겨보지 않는다.
저마다의 존재감으로 사건의 중심이 되는 소재들이 있다.
배경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그들이 실은 주인공 못지않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친숙한 동화 속에서 식물들이 어떻게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 있다.
백설공주가 먹은 독사과의 품종이나 미녀와 야수에서 야수의 성 담장에 있던 장미, 신데렐라에 등장하는 호박, 빨간 모자에서는 소녀의 모자를 빨갛게 염색한 식물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이야기 속에서 배경에 불과했던 식물들이 실은 사건 전개에서 꼭 필요한 존재였다.
식물이 이야기에서 빠진다면 재미있는 동화들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
아주 작은 이야기 하나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마법을 부리기도 한다.
그 마법이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만 한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기도 한다.
어린 시절 마녀 견습생이었던 아이나 작가는 훌륭한 마녀가 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한다.
특히 생물학을 공부하며 많은 식물의 이름과 숨은 이야기를 알게 된다.
작가는 식물은 마법의 약을 끓이는데 꼭 필요하다고 한다.
식물은 이야기 속에서 어떤 마법을 부리는 걸까.
아이나 작가가 들려주는 동화 속에 숨은 식물들의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흥미로운 주제와 더불어 삽화에 있다.
책의 판형이 큰데다 선명한 색채의 삽화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다 보면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문득문득 떠오르고 밝은 에너지가 전해진다.
글과 그림 작가 모두 지중해와 대서양 바닷가 마을에서 행복하게 자랐다고 한다.
작가들의 행복했던 유년 시절이 느껴질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또 각 동화의 마지막에는 마법 활동들이 뒤따른다.
계모의 사과를 만드는 방법, 늑대의 입김을 (거의) 이겨 낼 수 있는 작은 나무 집 만들기, 마법의 등불, 마법의 생강 쿠키를 만드는 활동들이다.
아이와 함께 하면 충분히 흥미로운 활동들이다.
그림 작가인 하코보 무니스의 말이 인상 깊다.
"제 인생은 여러 번 방향을 바꿨고 마침내 어려서 늘 재미있어하던 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그리려고 노력한다는 그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재미있는 일이 줄어드는 것 같다.
더욱이 모험은 꺼리게 된다.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하며 현실에 안주하려 한다.
그럴 때면 동화책을 다시 찾는다.
동화는 삶의 새로운 의지가 샘 솟게 하고 모험을 할 용기를 준다.
재미있는 일, 행복한 일을 찾는 것은 삶의 에너지를 북돋게 한다.
바로 동화가 부리는 마법이다.
동화는 아이와 어른에게 말을 건넨다.
행복을 찾아 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