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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죽음의 순간에 마주선 적이 있다.

삶이 버겁고 힘겨워 사는 것보다 죽음이 낫겠단 생각에 마주한 그순간,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 너머에서 나를 붙잡은 건 미래의 시간이었다.

내가 살아내지 못할 미래의 '나'가 한순간의 일렁임과 무너짐을 막아섰다.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우나, 살기로 마음을 바꾼 순간 고통이 사라졌다.

그때 죽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이들을 만났고 비로소 생에 대한 악착스러운 의지도 생겼다.

더이상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모두 채우고 싶다.

 

 

  이 책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주어진 삶을 스스로 포기했단 이유로 저세상에서 심판조차 쉽게 받을 수 없다.

오직 오디션을 통과해야만 심판을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려야만 오디션 합격이다.

이승의 오디션처럼 저마다의 장기를 뽐내지만 심사위원은 조금의 미동도 없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심사위원의 정체와 함께 오디션을 통과할 방법도 드러난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던 이들의 삶은 안타깝기만 하다.

저승에 와서야 자신이 살아내지 못한 미래의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비로소 아까워한다.

그러나 이들 중 비겁한 죽음도 있다.

자신 때문에 상처받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속죄하는 의미로 죽었다는 '도진도'라는 인물이다.

진짜 후회하고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이승에서 선택한 일이 죽음이다.

속죄의 죽음은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다.

속죄가 아니라 회피이고 끝까지 치사한 짓이다.

이승의 잘못은 이승에서 죗값을 치르고 뉘우친 뒤에 저승으로 가야 한다.

이 인물은 저승에 와서까지 다른 이들을 이용해 자신이 유리한 위치에 서려고 한다.

이런 악역이 있기에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하나 분통이 터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너에게 주어진 시간 중에 의미 없는 시간은 일분일초도 없다.

모두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시간들이다.

절대 허투루 쓰지 말도록 해라."

 

삶에 대한 큰 위로를 주는 책이다.

지금이 너무 힘들다고 해서 이 불행이 계속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

우리가 삶에서 보내야 시간들은 공평하기에 행복과 불행도 공평하다.

견디고 즐기며 살다보면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다 채우게 될 것이다.

"그러니 부디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그순간을 견뎌내어 미래의 나를 꼭 만나라고."

미래의 또다른 내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잘 살아내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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