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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문장들

[도서] 마흔의 문장들

유지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마흔을 목전에 두고 한 기사에서 ‘마흔앓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중년의 사춘기 같은 걸까 예상했는데 중년의 성장통이 마흔앓이라고 한다. 

신체의 성장이 끝난 건 오래전이고 이제 몸은 아플 일만 남았다. 

확실히 체력이 예전만 못하기에 지난 봄부터 주 5일 등산을 시작했다.

건강을 신경써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이 서글프면서도 아직 늦지 않았단 생각에 운동에 더 열을 올렸다.

신체의 건강은 식습관과 운동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으나 마음 건강은 뒷전이었다.

 

마흔쯤 되면 어른이라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나이이다. 

내가 마흔에 기대한 건 마음의 너그러움과 관대함이었다.

하지만 10년 넘게 육아 전투를 치루며 솟구치는 분노를 최대한 누그러뜨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마흔이 되면 그간의 분노가 홀연히 사라지는 기적같은 건 일어날 리 없을테지만, 

조금더 너그러워지고 조금더 관대해질거란 기대는 한다.

 

늦깎이 진화심리학자가 건네는, 표류하는 삶을 단단히 잡아줄 문장들을 만났다.

진화심리학 이론들과 다양한 사상가들의 말을 인용하여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생소한 학문이기에 어렵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달리 정말 술술 읽히고 재미까지 있다.

무덥고 습해서 짜증지수 높은 여름날에 단숨에 읽은 유일한 책이다.

40대의 행복, 가족, 사랑, 인간관계 등 삶의 전방위적 조언에 여전히 흔들리는 마음을 단단히 다잡게 한다.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 어떻게 살고 싶냐, 삶의 최우선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주어지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행복’이다.

늘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하냐 묻는다면 조건부가 따라붙는다.

지금보다 더 건강하다면, 여유가 있다면, 자유가 더 있다면, 아이가 잘 커준다면 등등 수없이 덧붙일 수 있다.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때의 행복은 잠깐이고 아직 얻지 못한 걸 또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인간의 삶이 유지되고 행복이 가치를 가진다지만,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들을 더 많이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최근에 인간관계에서 오는 여러 고충과 고민들에 숨통을 트여주는 조언도 이 책에서 찾았다

40대는 친구 수가 청소년기 이후로 생애 최저치를 기록하며 바닥을 치는 시기라고 한다. 

10대, 20대를 지나며 늘기만 했던 친구들이 취업과 결혼, 출산 등의 이유로 서서히 멀어져 간다. 

대신 30대 초중반부터 아이들의 친구로 엮인 엄마들과의 관계가 늘어났다.

이전에 사귄 친구들과 다르게 매우 조심스럽고 어려운 관계이다. 

아이가 사이에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적당한 거리 유지가 힘들기도 하다. 

상대가 서슴없이 다가와서 주춤 물러서기도 하고, 정작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쉽게 다가가지 못하기도 한다. 

 

그중 가장 힘들게 하는 건 ‘평판’에 대한 강박으로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이는 인간관계들이다. 

우리를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한 가지 큰일이 아니라,

남들을 실망시킬까 두려워

거절하지 못하는

수천 개의 작은 의무들이다.

-알랭 드 보통

거절하지 못해 받아들인 일들로 나 자신이 상처 받기도 한다. 

상처에도 불구하고 미움받을까 두려워 또 받아들이고 만다.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선 나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것이 우선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미움 받을 용기를 갖고 싶다.

‘마흔앓이’에 맞서 몸도 마음도 잘 돌보며,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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