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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기억하는 나의 마지막 춤은 일곱살이었다.

동생과 방에서 신 나는 동요를 틀어 놓고 막춤을 추었다.

그 이후로 내 몸은 춤과는 거리가 멀었다.  

현란한 스텝을 밟는 화려한 춤사위를 보고 있자면 황홀하지만, 감히 도전해 볼 만한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탱고'라는 단어가 가슴에 콕 와서 박혀버렸고,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 갔다.

사실 책을 읽는다기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코믹과 감동이 적절히 어우러진 유쾌한 가족영화 느낌이 물씬 난다.

머릿속에 선명하게 이미지화되어 나타나는데다 춤을 소재로 하다보니 그 역동성이 청각와 촉각까지 자극한다.

장담하건대, 이 책은 일단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안 볼 수가 없다.  


  


  뛰어난 능력에 외모와 부까지 가진 기업컨설턴트 가버 셰닝,

모자랄 것 하나없이 완벽한 이 남자에게 어느 날 찾아 온 사고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만다.  

이 사고로 아이큐 85이하의 특수학교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게 된 파란만장 코믹, 감동 스토리이다.

인생은 이처럼 어느 한 순간의 사건이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가버는 이 사고가 자신에게 닥친 재앙이라 여겼지만, 마지막에는 마법의 순간이었음을 알게 된다.  


  아이들에게 일정기간 춤을 가르치고 다시 자신의 일상을 찾으려 했던 그는 점점 아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 만다.

타인의 삶에 들어가 관여를 할 경우 그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들에 함께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든 위험과 자신이 받아야 할 상처까지도 감수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누구도 섣불리 다가서지 않지만 가버는 용감하게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가버는 서투르고 감정적이 되고 아이들과 적당한 거리 유지가 되지 않아 좌충우돌 하지만 결국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다.

그가 아이들을 끝까지 믿어주고 아이들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꼭 지켰기 때문이다.


  가버는 일과 아이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다 결국 아이들쪽으로 완전히 기운다.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을 통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보는 눈이 생겼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어울려 살아가는 것, 진정한 친구를 얻는 방법을 얻는다.     

 탱고가 가버와 다섯아이들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탱고의 자세를 잡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항상 서로를 마주봐야하며 상대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탱고를 추려면 서로를 믿고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상대방과 가까워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숫자로 보여지는 아이큐 85이하는 잊혀질만큼

지적으로 부족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사랑스러운 다섯 아이,

매력적이고 따뜻한 가슴을 지닌 가버의 환상적인 탱고클럽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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