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약간의 부지런함과 불편함도 기꺼이 받아들이며 사부작거리는 단순한 즐거움. 다시 돌아간 일상을 더 소중하고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캠핑의 마법의 아닐까.
캠핑을 해 본 사람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저 문장을 읽게 된다. 날이 좋은 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캠핑 뿐 아니라 차박, 백패킹, 가족캠핑, 해외 백패킹, 겨울캠핑 등 다양한 캠핑을 경험한 이야기와 함께 그 캠핑에서 알게 된 인생의 소소한 앎들을 이야기 해주는 책이다. 어느새 책을 덮고 나니 많이도 붙어있는 포스트잍에 놀랐다. 그만큼 내게는 생각의 여지를 주는 책이였을까. 몇가지 문장을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적당함을 알고 납득하는 것. 마치 적당하게 내리쬐는 오후의 햇살처럼 자연스럽다.
물리적으로는 오래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농도는 매우 짙다.
다정하게 품을 내어준 자연에게 마음의 인사를 보내며 자박자박 다시 길을 나섰다.
다시 채울 수 있도록 비워내는 시간, 우리에겐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간이 필요하다.
캠핑에 대한 정보도 많이 담고 있다. 차박의 형태가 하나인 줄 알았던 나같은 초짜에게는 낯선 용어인 스텔스 차박, 미니멀 차박, 도킹텐트를 연결한 차박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보기에도 편안하고 따뜻한 차박 캠핑 사진들이 같이 있어 기회가 되면 꼭 어떤 형태로든 차박을 해보고 싶은 간절함이 생길 정도다.
배낭 하나에 모든 짐을 짊어지고 나르는 백패킹은 1박 이상의 야영 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산과 바다, 들과 계곡 등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행이라고 한다. 겁쟁이인 내게는 엄두가 안나기는 하지만 버킷리스트에 넣어두기로 했다.
캠핑을 여러번 해보지는 못했지만 멍때리기와 커피에 대한 글에서는 공감이 더없이 갔다. 저자처럼 나 역시 커피를 평소에도 즐겨 마시지만 캠핑에서 내려먹는 커피는 왜 그런지 더없이 향도 맛도 강하게 스며든다. 캠핑의 또하나의 맛은 불멍이라 불리는 멍때리기 일 것이다. 조금씩 사그라드는 재들을 살려내며 장작을 넣어 불을 일으키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냥 일순간 마음이 편안해진다.
너무 분주하게 사는 우리에겐 잠시 쉴 틈이 필요하다. 계속 전속력으로 달리다 보면 숨이 가쁘고 빨리 지쳐버리곤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잠깐 멈춤'의 시간으로 나에게 휴식을....
이 책의 또다른 재미는 예쁜 우리말이였다. 사부작 거리다, 까무룩, 자박자박, 해루질 등 보기에도 예쁜 말들의 정확한 뜻을 알고 싶어서 찾아보기도 했다.
사진작가인 남편과 작가인 이 둘의 캠핑 일기장을 몰래 엿보는 느낌이였다. 캠핑의 순간을 찰나에 잘 잡은 따뜻한 느낌의 사진과 편안한 글들이 있어 캠핑을 가볼까? 하는 생각을 만들기에 충분한 책이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