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출판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
과학, 그중에서도 우주과학은 어딘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 구석이 있다. 아주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의 시작이었으나 볼 수도, 알 수도, 재현할 방도도 찾지 못하기 때문일까. 바로 그 이유로 지금 이 순간에도 끝없이 넓어지고 있는 광막한 우주 가운데 지극히 작은 존재인 인간은 우주의 시작, 빅뱅과 그 이후의 시간을 알아내고자 애쓰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주론에 대한 대중적 인식은 신비하고 아름다운... 푸른점! 내지는 이런저런 방정식과 익숙한 이름의 법칙 몇 가지를 버무려 참 쉽죠? 정도일지도 모르겠다. 혹자는 말한다. (선정 이유는 모르겠지만) 초등학생 수준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잘 아는 것이라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다. 인간의 삶과 시간, 시야를 훌쩍 벗어나는 분야를 무슨 수로 떠먹여준다는 말인가.
이 억지 아닌 억지에 수많은 학자들이 비유와 예시를 총동원하여 응답해온 역사가 제법 되었고, 이 책 또한 그렇다. 우주의 시원, 모든 것의 시작, 시간의 출발인 빅뱅에 관한 15개의 질문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가보자.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뭔가가 있을까?"
목차를 따라 읽어보자. 중력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으로 시작해 상대성이론과 우주과학의 핵심 개념들을 지나 비교적 현대에 제시된 양자역학과 다중우주론으로 글을 마친다. 이 짧은 소개로 내용의 전부와 역사, 그래프와 수식을 다룰 수는 없겠지만 단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다. 우주는 아름답다. 그 아름답고 경이로운 우주를 탐구하는 우주론, 우주물리학을 결국 아름다움의 극한을 찾아 밀고나가는 일과도 다르지 않다. 우리 인간은 끝없는 평야에 내리는 노을과 마치 원시의 그것처럼 일렁이는 바다를 보며 감탄과 경이에 휩싸인다. 우주 또한 그렇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그 광막하고 무한한 공간을 가늠하다보면 누군가는 공포를, 누군가는 감동을 느끼지 않을까. 결국 이 책은 우주라는 아름다움을 이해하려는 역사이자 찬사이다. 광막함과 영겁에서 행성 하나의 찰나의 순간을 공유할 수 있었음이 하나의 기쁨이었다던 칼 세이건의 말처럼.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삶의 근원적 질문이자 열정인 이야기.
여전히 의문은 남아있고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괜찮다. 저자가 말하듯 마음을 편하게 가져라. 다음 세대의 우주론자들이 걱정을 이어나갈 것이다(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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