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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노자를 만날 시간

[도서] 지금, 노자를 만날 시간

석한남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숨고르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 석한남 지음 / 가디언

 

공부와 책읽기를 오래 한 사람들 중에서 종국에는 <노자>를 최고의 책으로 생각하고, <노자>가 말하는 도()를 궁극적으로 도달하여야 할 덕목으로 받아들이며,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찾았다는 이들을 더러 보게 된다. 저자도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종종 갈 길을 못 찾아 헤맵니다. 숨 가쁘게 살아가다 길을 잃고 막막했을 때, <노자>는 제게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벗들과 그 감동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렇게 <노자>를 씁니다.”

 

노자가 도와 덕을 닦았지만 스스로의 학문을 감추고 이름을 내세우지 않는 보기 드문 사상가임은 책의 첫 문장부터 드러난다.

 

道可道非常道 도가도비상도

 

라고 말할 수 있는 도는 이미 참 도가 아니다. (), (), ()를 다하라고 우리 어깨 위에 많은 것을 올려놓는 다른 사상가들의 가르침과는 달리 <노자>에서는 무엇을 하라 말라 다그침이 없다.

 

81장의 간결한 운문 형식으로 되어 글자 수 5,600자에 불과하지만, 해설서는 수만 종에 달한다는 <노자>. 여기에 또 하나의 <노자>가 보태어졌다. 이 책은 고문헌 연구가인 저자의 여러 해의 공부의 결과물이고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주본은 (여러 주해 중) 왕필본 노자 주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게 많은 <노자>에 관한 책 중에서 이 책이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

먼저, 한자 옆에 쓰인 한국어 발음과 그 옆에 하나의 시를 쓰듯이 자연스럽게 해석한 번역을 들 수 있다. 품위가 떨어진다는 출판전문가의 충고에도 한자가 어색한 세대를 위해 붙였다는 발음 덕분에, 한자 부분을 아예 읽어볼 생각도 하지 못하는 독자를 배려해 주었다.

 

둘째, 해당 장과 함께 읽으면 좋은 <장자>의 부분이나 어울리는 고시의 구절이 함께 쓰여 있어서 원문의 이해를 도왔다. 셋째, 몇몇 다른 <노자> 해설서와 비교해서 읽어본 결과, 원문의 해석에 있어서 이 책의 저자가 얼마나 꼼꼼하게 전체를 조화롭게 이해하면서 번역했는지 알 수 있었다. 논란이 되는 해석 부분에 있어서 다른 해석본 보다 대체로 자연스러웠고 설득력이 있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처음 <노자>를 접하는 독자들에게 무리 없이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책의 장점이라고도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해석에 논란이 되거나 혹은 정확한 해석을 제공할 수 없는 부분을 직역으로 옮긴 후 풍부한 의미 해석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곳이 있다. 좋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다만,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관련 자료나 정보를 제공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저자는 노자는 정상이 아닌 골짜기의 미학을 말하고 있다고 말한다. 골짜기는 풍요롭고 포근하다. 골짜기는 정상까지 못 올라가는 사람도 끌어안아 넉넉히 머무를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다. 노자의 낮고 부드러움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진리가 있고 하나의 정확한 해석만이 있다고 고집하는 책들보다 <노자>는 탁월하고 넉넉하기에 그 골짜기 언저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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