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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인간혐오자

[도서]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인간혐오자

몰리에르 저/김혜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인간혐오자

 

그간 알고 싶었던, 그래서 읽고 싶었던 몰리에르의 책을 읽었다.

지난 번에 읽었던 책은 타르튀프, 이번에는 인간 혐오자, 역시 희곡이다.

 

주인공, 인간 혐오자 알세스트

 

여기서 인간 혐오자로 나오는 인물은 알세스트.

그는 인간이 싫다. 인간들이 하는 짓이 싫은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인 필랭트가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호들갑스럽게 반기더니, 간 다음에 누구냐고 물었더니 시큰둥하게 답을 하는 것, 그러한 행태가 싫은 것이다. 왜 앞에서는 그리 친절하게 굴더니 뒤돌아서는 다르게 말하느냐는  것, 그게 알세스트를 인간 혐오자로 만드는 인간들의 행태인 것이다.

 

그런 인간 혐오자이기에 사람들과 마찰을 빚지 않을 수밖에 없다.

소네트를 들고 와 평을 해달라는 오롱트에게도 전혀 다름없이 대한다. 본인의 생각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가 생긴다. 오롱트가 앙심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의 행동에는 공감이 된다.

흔히 말하는 주례사 평론 같은 찬사를 늘어놓는 것, 지겹기도 하다,

해서 주인공 알세스트가 오롱트의 소네트에 대하여 평하는 부분은 통쾌하기조차 하다.

 

이런 읽기, 재미 있다

 

대개의 희곡은 텍스트에서 막이 오르기 전에 등장인물과 장소를 특정해 준다.

야외’, ‘실내’, ‘누구의 집이런 식으로 장소를 특정해주고 등장인물도 말해 주는데, 이 작품에서는 등장인물만 소개하고 장소에 대하여는 아무런 말이 없다.

 

그래서 1막을 읽다가 문득 이게 어디에서 벌어지는 일인가, 하는 데 생각이 미쳐서 장소를 파악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다음과 같은 대사로 그 장소를 추론해 볼 수 있다.‘ 

11장에 이런 대사가 보인다.  

내가 여기 온 이유도 그녀를 향한 나의 마음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고 싶어서야. (23)

 

일단 여기라는 장소가 등장한다. 여기그녀와 관련된 장소다.

그녀는 알세스트가 좋아하는 여인 셀리멘이다.

 

그러니 일단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알세스트가 좋아하는 여인 셀리멘과 관련된 어떤 곳에 알세스트가 와 있다.

 

12장에는,

오롱트의 발언 중에 이런 대사가 보인다. 오롱트가 알세스트에세 하는 말이다.

 

마침 도착하는 길에 ....

선생께서 여기에 계시다고 말해 주었어요. (25)

 

그러니까 여기는 알세스트의 집은 아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의 집이다.

 

2막이다.

21장에 이런 대사, 셀리멘의 대사다.

 

그러고 보니까, 저를 책망하시려고

저를 집에 다시 데려다주신 거군요? (40)

 

그러니까 2막의 장소는 셀리멘의 집이다.

 

그게 22장에서 다음과 같은 대사로 더욱 확실해진다

 

셀리멘 : 무슨 일이지?

바스크 (하인) : 아카스트 후작께서 오셨습니다.

셀리멘 : , 그래? 올라오시게 해. (46)

 

23

바스크 : 클릳탕드르 후작께서도 오셨습니다. (48)

 

그러니 여기도 계속해서 셀리멘의 집이다.

 

31

클리탕드르와 아카스트의 대화

 

클리탕드르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쉽게

사랑을 얻으면서 왜 여기에서는 쓸데 없이 한숨만 쉬고 있는 거야? (69)

 

32

셀리멘 : 아직 안 가셨어요? (73)

 

따라서 1막에서 3막까지 장소는 셀리멘의 집이다.

 

4막은 어떤가?

 

1장은 엘리앙트와 필랭트가 등장하여 대화를 나눈다.

장소를 알 수 있는 대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2장에서는 알세스트와 엘리앙트, 그리고 필랭트가 등장하는데 이런 대사가 보인다.

 

저기 셀리멘이 오고 있네요. (102)

 

집안 어딘가에 있던 셀리멘이 그들에게로 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기도 역시 셀리멘의 집이다.

 

5막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 희곡의 무대는 셀리멘의 집이다.

셀리멘의 집에 사람들이 모여들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역자의 해설에 의하면, 17세기 프랑스는 귀족 계급의 사교계가 살롱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143)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셀리멘의 집이 살롱 역할을 하고, 그 집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그렇게 장소를 특정하고 나니까. 작품의 내용이 더 잘 이해가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이렇게 평한다.

 

위선과 환멸로 가득찬 당대 사교계를 낱낱이 들춰본 작품 인간혐오자

사랑과 배신이 난무하는 사회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다.

 

탈출을 시도하다는 말은 이런 대목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오지로 가서 살기로 마음억었어요.

주저하지 말고, 저를 따라가기로 결정을 내려 주세요. (138)

 

열린 결말이기에 재미있다.

 

그러나 오지로 가서 산다, 즉 사회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는 게 그게 주인공인 알세스트의 진심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이 희곡은 열린 결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희곡은 줄거리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

이 희곡은 성격 희극이기에, 줄거리보다는 그때 그때 대사를 통하여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그 기교, 그 방법에 주안점을 두고 읽는다면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거기에서 희곡의 재미와 희극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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