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엄마가 얘길 해줬다. “네가 초등학생 때, 학부모 상담을 받는데, 선생님께서 ‘윤이는 그림을 잘 못그리는데, 미술학원을 보내셔요‘라고 했다”고.. 전달해서 들은데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서 그 이후로 미술학원을 일 년 반 정도 다닌 것 같다. 다니면서도 준비물이 뭐 그렇게 많은지, 제대로 미리 못 챙겨서 엄마한테 혼난 기억만 많다. 어쨋든 그 이야기를 듣기 전에도 부담스러웠던 그림 그리기는, 아직도 부담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그림과는 정말 멀어졌다. 종이접기마저...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나 같은 사람도, 평범한을 넘어서 그림에 조예가 없더라도, ‘그림을 즐길 수 있다’고 위로하는 책이었다. 맞지. 그림을 보는 것은 눈이 있다면 보이는 것이니까! 책에서는 화가의 이야기, 그림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주면서, ‘이 그림은 이게 포인트다’를 안내해준다. 미술사 공부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역사시간에 역사 스토리보다 사실은 야사가 더 재미있는데, 이 책이 그런 생각을 갖게 해줬다. 그림을 잘 그렸나 못 그렸나보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누군데, 그는 이런 사람이었어’ 혹은 ‘이 그림은 이런 그림이야’를 말하니 괜히 한 번 더 보게 되고, 그들도 나랑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림으로 힐링되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를 알게해준 고마운 책.
‘미술치료를 받으면 이런 기분일까?’ 한 시간 남짓 되는 시간동안 책을 읽는데, 은근한 위로가 왔다. 대놓고 ‘안녕? 나는 미술치료사고, 지금부터 이 책으로 널 위로할거야’가 아니라서 더 좋았다. 이런 책은 다들 한 번씩 읽어봐야하고, 주기적으로 출간되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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