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내면이 강한 딸

[도서] 내면이 강한 딸

케이시 에드워즈,크리스토퍼 스캔론 공저/강성실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아들보다 딸 키우기가 수월타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개별의 성적 특성을 세심히 파악해 아이를 대하는 일이야 아들 부모나 딸 부모에게 주어지는 공통의 과제겠으나 이 사회는 여전히 여아(여성)이 살아가기에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 ‘아들 키우기’에 관한 책은 넘치는 반면 딸 육아서가 없다는 게 늘 의아하고 서운했다.

<내면이 강한 딸>은 두 딸아이를 둔 호주 출신 부부의 공동 저술서다. 두 나라 간에 사회 문화적 차이야 얼마간 있겠지만 여아가 앓는 정신적 어려움(이를테면 우울감, 불안감, 자해, 자신의 몸에 대한 이미지, 신체적 자율성, 섭식장애 등)의 심각성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저자는 내면이 강한 딸은 ‘내적 통제 소재(internal locus of control)’라 불리는 ‘강자의 관점’, ‘신체 자신감’, ‘스스로 몸을 책임지는 능력’, ‘충분한 자유시간을 누린 후에 얻을 수 있는 침착성’, ‘독립성과 자기 효능감’, ‘돈독한 인간관계를 맺는 능력’, '자아정체성과 자기존중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딸아이를 잘 키워낸다는 건 아이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회 문화적 환경에 맞설 내면의 방어기제를 만들어주는 일이요, 그 벽을 타고 넘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일이다. 그러한 육아란 어디 먼 데 있는 방식이 아니요, 바람직한 성에 대한 부모의 관점,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일상적 대화와 말을 통한 평소의 양육방식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

저자는 딸에게 신체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딸에게 예쁘다는 말을 그만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르게 말하고 싶다. 대중 매체와 기업 시장이 이미 설정해 놓은 미적 기준을 전면 부정하되 딸아이에게 ‘세상이 말해주지 않는 아름다움’을 날마다 말해줄 것이다. 이를테면 나를 닮아 각지고 도도해 뵈는 턱, 해를 두려워 않고 뛰놀아 가무잡잡해진 피부빛깔, 구름사다리를 오르고 또 오르느라 두 손바닥에 잡힌 안타까운 물집들, 머루알 같이 까만 두 눈동자로 엄마를 바라볼 때 느껴지는 사랑스러움, 그린 듯이 잠든 하루 중 아이의 마지막 모습 같은 것.

아이는 이미 존재만으로 충분히 아름답고 빛난다. 다만 내면이 더욱 단단한 아이가 되도록 조금 더 공을 들이고 싶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