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미디어전략본부에서 10년째 콘텐츠 판매 협상을 해오고 있는 저자가 철저히 현장을 중심으로 써 내려간 협상 노하우. 그러나 단순한 협상 전략지침서가 아니다. 저자의 인간적인 면모와 삶의 태도를 충분히 녹여 쓴 '협상에세이'라 부드럽고 진정성있게 읽힌다.
그녀는 착한 협상가다. 그녀가 다루는 대개의 협상은 인간의 선한 본성을 토대로 한다. 그녀는 '너와 나 둘 다를 위한' 협상에 진심인 것이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잃지 않고도 넉넉히 윈윈할 수 있는 법을 여실히 보여준다.
협상 테이블 위에서 펼쳐지는 리얼스토리가 때로는 실감나고, 때로는 통괘하다. 간간히 더해지는 위트와, 저자의 '쿨내진동' 성향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웬일인지 해가 갈수록 대화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말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이불킥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긴장을 한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을. 모든 사람이 협상의 대상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대면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풍성해 진다. 우리는 어차피 불완전하고, 그러하기에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줘야만 하는 존재가 아닌가. 이 책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한 사람을 세상 밖으로 나가라고 부드럽게 등을 떠민다. 와 닿은 문구와 일상의 인간관계에 적용하고픈 구절을 몇 구절 적어보았다.
??협상에서 '이긴다'는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협상에서는 '양쪽 모두 원하는 가치를 얻어내는 선에서 타협하는 것'을 승리로 본다.(82p)
??겸손은 적절한 결핍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인생에서 적절한 결핍을 느끼며 살아가는 중이다. 지금까지 인생이 100퍼센트 만족스러운 적은 없다. 여전히 더 쥐고 싶은 욕망과 조금은 비워내고 싶은 욕구가 싸우고 있지만, 삶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때론 결핍이 묘한 희열을 주기도 한다.(111p)
??협상가란, 상대방과 '선을 지키는' 친밀함을 가지고 합일점을 향해 균형을 이루며 나아가는 자다.(136p)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을 무찌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이다. 계약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협상 과정 중 힘든 점은 없는지 상대의 입장을 파악하고 공감한 뒤 내 입장과 조율하면서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138p)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여운을 남긴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협상 또한 뒷모습에서 향기가 나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상대방과 나아갈 길이 꽃길이 될 것이다.(22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