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 마리에는 우리가 물질적인 소비를 통해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잘못된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고 지적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지 않은 채 충동적으로 구매만 하다가는 언젠가 물건들 더미에 파묻혀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 때문에 가끔 곤도 마리에가 무소유를 추구한다고 오해받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곤도 마리에는 소유를 통해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많이 소유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문제는 의미 없고 설레지 않는 물건들에 휩싸여 낮은 자존감과 우울감에 빠져 사는 것이다
곤마리식 정리법은 평균적으로 한 번 끝내는 데 반년 정도 걸리는 일생일대의 정리 마라톤이다 절차도 매우 엄격하며 정리 순서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선 자신의 물건을 다섯 가지 범주(의류 책 서류 소품 추억의 물건)에 따라 순서대로 분류한 뒤 한 범주의 물건을 한장소에 전부 모은 후 하나씩 살펴보며 설레는 물건인지 아닌지 구분해내면 된다 이때 반드시 물건을 만져보거나 안아보아야 하고 손끝에서 설렘의 감도를 느끼면서 설렘을 주는 물건을 계속 간직하고 그렇지 않은 물건에는 진심을 담아 고맙다는 인사를 소리 내어 말한 뒤에 버린다 그리고 남기기로 한 설렘을 주는 물건들에게는 반드시 자기 자리를 정해주어야 한다
이처럼 곤도 마리에 정리법은 정리를 통해 얻는 실용적인 효과보다 심리적인 효과가 훨씬 더 크다 정리는 그저 주변 공간을 치우는 게 아니라 영화를 정화하는 기능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곤도 마리에는 셔츠 한 장을 갤 때도 위엄 있게 세워놓을 수 있을 만큼 판판하게 개라고 말한다 느슨하게 대충 접어놓는 건 하루 종일 나의 몸에 걸려 맡은 바 역할을 다한 셔츠의 품위를 앗아가는 일이라는 것이다 양말이나 타이츠도 서랍 소겡서 쉴 수 있도록 꽁꽁 묶어서 보관하지 말고 숨 쉴 수 있도록 두세번만 개서 보관하라고 말한다 역할을 다한 물건이나 옷은 지금까지 나에게 해준 일에 감사하며 작별의식을 하며 버리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