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나한테 항상 어려우면서도 늘 가까이에서 이야기하는 단어이고, 존재이다.
내가 처음으로 '남'과 행복에 대해 갑론을박했던 것은 20대 초반 대학생 시절이었다. 당시에 나랑 정말 안맞는 친구랑 카페에서 너의 행복은 정말 행복이 아닐 수 있어라며, 그 어린 나이에도 꽤 심오한 대화를 했었다. 나는 소소한 것들에 대한 행복이 진짜 행복이라고 생각했고, 그 친구는 원대한 꿈을 이루는 것을 진짜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본인의 주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당신의 감정이 진짜다, 가짜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최근 같이 일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팀장이 설문조사 회의 중에 '행복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우울하고 불행해진다. 상대에게 행복하냐고 묻는 것은 또다른 방식의 폭력이다'라고 말했는데 그때 많은 충격을 받았다. 난 항상 아무한테나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행복한 상태인지 물어봤는데 이게 폭력이라니.
그 후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된 이 책은 지금까지의 일련의 사건들과, 동시에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나에게 정말 유혹적인 단어의 조합이었다. 행복의 기원.
다행히도(?) 행복의 기원에는 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구절들이 많았다. 인간은 결국 찰스 다윈의 위대한 이론, 진화론을 따라 발전하고 있고, 지금까지도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택한 수단 중 하나가 '행복'이라는 것이다. 쾌락이나 즐거움, 본인의 과시욕마저도.
회사에서 만난 불행하다는 사람들은 보통, '돈이 없음', '집이 없음', '차가 없음' 등을 읊으며 본인의 불행요소들을 설명한다. 본인의 빈틈을 보며 이게 없으니 슬프다고 하기보단, 그래도 이정도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책이다.
책의 결론은 결국 20대 초반의 내가 하던 생각이 좀 더 원초적인 행복을 가져갈 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내 쾌락과 내 즐거움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장황하게 보여줄 필요도 없다. 행복을 생각하면 난 왜 행복하지 않은지 불행해지고 우울해진다면, 본인이 가진 것에 대한 만족감과 그것을 좋아하고 누리는 정도가 얼마인지 다시 돌아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