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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 My Personas

[CD] 신승훈 - My Personas

신승훈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오래간만에 CD를 구해 듣는다. 신승훈 30주년 앨범이 나온다기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구입하려는 순간, 화보집이 포함이라기에 멈칫했다. 형님의 노래를 사랑하지만, 형님의 외모까지 사랑하는 건 아니기에 그것까지 강제로 소장당해야(?) 하는가 고민했다. 그러나, 사야했다. 노래를 듣고 나니 더욱. 


총 여덟 개 트랙인데, 30주년 기념 앨범치고는 사실 좀 적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동안의 히트곡을 모으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렇게 전부 새 노래로 채우는 것이 오히려 여전히 성실하게 작업하는 현재 진행형 가수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것 같아서 더 흐뭇하다. 이런 꾸준함 앞에서는 30년이라는 세월도 무색하게 느껴진다. 컬투쇼에 나와 노래할 때 형님의 목주름이 이제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도 지는 것을 보며 세월의 무상함도 느꼈지만.


우리 나이로 54세. 그 나이에도 사랑과 이별과 추억에 대해 이렇게 한결같이 섬세하고도 변함없는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는 가수가 또 있을까.(미안하지만, 팬의 입장에서 이 형님은 결혼 안 하시고 그대로 비혼으로 남아 계신 것이 좋은 노래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천일 거라 보이므로.. 결혼을 안 하시는 것이.... 죄송합니다 형님) 발라더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유행하지만, '사랑을 주제로 한 감상적인 노래'라고 발라드를 정의하는 국어사전에 따르면 신승훈이야말로 '발라드'라는 단어와 이제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할 만한 고유명사가 된 듯하다. 


게다가 평생 감정을 다루는 일을 해 와서인지, 그 노래에 연륜과 삶의 경험까지 더해져 듣는 이에게 더할 수 없는 위로마저 주고 있으니 이 음반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제는 PC에 CD를 넣는 구멍(?)조차 없으니 이 CD는 차에서 운전할 때 들을 수밖에 없다. 이 노래를 들으며 추억을 떠올리고 내 감정을 살피면서 차분해지니, 자연히 안전운전하게 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팔길 적극 바란다. 


"헤어진다는 건 네가 아닌 모든 게 온통 네가 되는 것. 
네가 아닌 모든 게 네가 되어 버리고 나도 네가 되는 것"


"그러자 우리 너무 미안해 말자. 먼 이별의 끝에 어디선가 잠시 스쳐 갈지도 모르니. 그러자 우리 그냥 내버려 두자. 눈물이 흐르면 흐른 대로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그런대로."


"이런 밤에는 숨겨둔 말 하고 싶어 문득 날 돌아보게 돼. 만약에 나의 삶이 사계절이라면 지금 한 9월쯤 됐을까."


"애써 버티다가 울고 싶을 땐 그냥 용감하게 손을 놓아버려. 다 버린 뒤에야 시작할 수 있잖아. 다시 너만의 꿈 꿀 수 있잖아. 아이처럼 꿈을 묻다 행복해지길. 넌 항상 너의 편이 돼주길. 세상에 떠밀려 오르막길 오르지 말고 다시 부딪힌 대도 가슴 뛰는 길을 걷기를."


"누군갈 사랑해서 빛났던 날들. 누군갈 잊기 위해 떠나온 날들. 아픔을 겪어야 시작되는 순간이 있다는 걸. 지금 아프다면 너의 계절이 오는 거야. 거친 바람은 그렇게 꽃을 피운다."


이렇게 다양한 고백과 성찰, 담담한 위로가 담긴 알찬 앨범이면서, 그간 신승훈이 변함없지만 다양하게 보여줘왔던 모습들이 진주처럼 뭉쳐 있는 좋은 앨범이다. my personas라는 앨범의 제목에도 아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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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아.. 곧.. 콘썰에서.. 볼 수 있겠네요..
    아직 이번 신보는.. 들어보질 못했는데..
    좋은 정보..감사드려요..

    2020.04.22 13:42 댓글쓰기
    • 전국투어를 할 예정이라고 하니 콘서트에 가시면 건재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콘서트에 가시다니... 부럽습니다.^^

      2020.04.22 15:01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그리고
    외모까지 사랑한건 아니라는.. 삶님의 글에
    혼자.. 빵 터졌습니다..^^

    전국투어 끝에.. 멘트를 할때는 목이 쉬어있어도..
    노래를 부를때는.. 여전히 맑고 고운 그의 음색이.
    참... 많이 그리웠습니다..^^

    2020.04.22 13:45 댓글쓰기
    • 형님의 외모가 싫다 뭐 이런 건 아니지만.... 하하하
      라이브로 그 목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2020.04.22 15:01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멘트할때의 목소리와.. 노래부르는 소리가 좀 다르죠..
    노랫소리가.. 더.. 감미롭고.. 맑지말입니다..
    이.. 잔인했던 봄이 가면..
    우리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시겠네요..^^

    2020.04.22 15:13 댓글쓰기
    • 그러게 말입니다. 이번에야말로 콘서트 한번 보내달라고 부인님께 굽신거려볼까 합니다.

      2020.04.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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