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도서]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권정생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올해 처음 읽은 책.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저 하늘 위에서 이 땅을 바라보시는 것과, 아무런 기적도 일으킬 수 없는 인간의 몸으로 이땅에서 직접 살아가는 것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인간의 몸으로 가진 것 없이 살아봐야 진정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마음에서 예수가 인간의 몸을 빌어 30여 년간 이 세상을 살다 간 것 아닐까. 

권정생 선생님의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라는 동화책은 하느님이 그의 아들 예수를 데리고 인간 체험(?)을 위해 각각 70대 노인과 30대 청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왔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그럴 듯한 알부자나 재벌, 권력자도 아니고 정말 포대자루 하나 덜렁 몸에 걸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몸으로 말이다. 무허가 판자촌, 한강변의 천막, 눅눅하고 습한 달동네 반지하방을 전전하면서 여섯 살짜리 여자 고아 아이인 공주, 전쟁으로 가족과 고향을 잃은 과천댁 할머니와 유사 가족을 이루고 함께 살게 된다. 이들이 겪는 사건들을 통해 전쟁의 상처, 빈부격차, 비정한 한국 사회, 도농격차 등을 풍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가정은 흔히 교과서에서 규정하는 일반적인 가정의 형태가 아니다. 즉 양친과 아이, 한둘의 조부모로 구성된 4~5인의 가정이 아니다. 오가다 만난 이들을 가족으로 엮는 것은 혈연, 금전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연민과 선의(善意), 거기서 나오는 연대 의식이다. 1994년 즈음 연재되었던 이 동화가, 2021년 즈음이 되어서야 겨우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법의 테투리에 겨우 넣어보려는 지금보다 훨씬 앞선 생각을 보여주는 이 아이러니는 결국 가족은 어떤 마음에 바탕을 두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 가족의 가족사진. 왼쪽부터 과천댁 할머니, 예수님, 하느님, 공주다.>

가장 높은 이는 가장 약하고 낮은 이들 곁에 선의로써 머문다는 희망을, 그래서 결국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신을 모시기 위해서는 서로 의지하고 연대하는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알려주는 마음 착한 우화다. 아이들 책 좀 읽혀보려고 데려 간 도서관에서 내가 읽고 부모로서 어떤 삶의 자세를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 책이다. 

"너희가 가장 작은 네 형제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는 성경 말씀을 생각한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