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과감하게 별점 다섯 개를 박고 시작.
2016년에 개봉했던 '씽(sing)'의 후속작이다. 물론, 전편에 대한 정보 없이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주인공은 공연 제작자 버스터 문.(목소리 매튜 맥커너히) 지방에서는 꽤 흥행하는 공연을 만들고 있지만 메이저급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때 레드 쇼어 시티(브로드웨이나 라스베이거스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에서 세계 최고의 쇼가 기획된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크루들과 도전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 1 : 개성있는 인물 아니 동물 - 사랑 연기를 해야 하는 모태쏠로 코끼리 미나, 제일 조그맣지만 성공에 대한 열망과 샘솟는 아이디어를 지닌 제작자 코알라 버스터 문, 장장 25남매의 엄마인 돼지 로지타, 소울 넘치는 목소리를 가진 고릴라 조니 그리고 아내의 죽음 이후 세상으로부터 종적을 감춘 대스타 사자 클레이까지.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그것을 무대 위에서 노래로 극복해 나가는 모습들이 성장 드라마 몇 개를 동시에 보는 느낌으로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 2 : 상황과 캐릭터에 맞는 익숙한 노래 - 새로 만든 노래들도 있지만 인물 각자가 주인공이 되어 부르는 노래들은 대부분 원래 있던 노래들이다. U2,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 아델 심지어 BTS의 노래까지 등장하는데 더빙판은 모르겠으나 자막 버전은 가사가 동시에 나오기 때문에 인물의 상황과 정서가 노래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감동과 몰입의 최대치를 이끌어낸다.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 3 : 이 영화의 출발점은 뮤지컬! -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이 노래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이 영화의 설정은 훌륭한 뮤지컬을 만들어내기 위한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버스터 문의 크루 중 한 명인 군터의 즉흥적 상상으로 출발한 '별나라 이야기(사실 영어 제목이 더 멋지긴 하다. Out of the World.)'는 실종된 탐험가를 찾아가는 여정인데 그 배경이 되는 각각의 별과 인물의 의상, 무대장치 그리고 실사로는 구현하기 힘든 화려한 무대효과들이 이게 영화인지 뮤지컬 공연인지 그 구분을 잊게끔 한다.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 4 : 결국, 용기있는 자만이 성장하는 인생을 살며 꿈을 이룬다 - 버스터 문의 크루들은 어딘가 모자란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의 주변인들은 하나같이 그들에게 '넌 안돼. 넌 루저야. 넌 이미 실패했어.'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던진다. 하지만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일 때도 다른 선택지를 만들어내고, 자신에게 오는 부정적인 평가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지금 밑바닥이라는 것은 올라갈 일만 남은 거라는 말과 함께. 그리고 결국 그들은 사상 최고의 공연을 만들어내고 만다. 결말이 뻔히 예상되는 구조일지언정, 용기있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을 보는 것은 그 과정 자체가 즐거우므로 이 영화가 더욱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