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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

[도서] 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

김민섭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글쓰기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그 책을 읽고 난 독자가 실제로 무언가를 쓰도록 만드는 데 있을 것입니다. 김민섭 작가의 신간 <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은 읽는 내내 무언가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합니다. 문장은 어떠해야 한다, 부사와 형용사는 어떻게 써야 한다, 주어와 서술어는 어떠해야 한다와 같은 딱딱하고 하나마나한 소리를 늘어놓은 책이 아닙니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도, 글을 써야 하는 사람도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인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한 답이 가득 담겨 있는 글쓰기 실전편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특히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글쓰기에 대한 뜬구름 잡는 소리로 독자를 현혹하는 그럴 듯하고 추상적인 이야기 대신 삶 속에서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방법에 대해서 작가의 삶의 실제 장면들을 묘사하며 진솔하게 보여주는, 수필에 가까운 책입니다. ‘무언가를 어렵게만 쓸 수 있다면 그 대상에 대해 잘 모르는 것(p76)’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자신의 삶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해 왔고, 글쓰기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잘 알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이므로 술술 쉽게 읽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글쓰기는 결코 어렵거나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삶이 곧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삶과 글. 써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 사이의 거리가 무척이나 멀게 느껴지겠습니다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간극을 꽤 많이 좁히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삶을 살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 책은 당신의 삶에서 쓸 것과 쓸 마음을 발견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작가는 그것에 대해 좋은 글은 좋은 삶을 살아내는 데서 나온다는 자신의 깨달음을 그의 말투처럼 나긋하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힌트를 드릴까요.

필요한 건 결국 스스로 단단하게 잘 살아가는 일이다. 내가 옳다고 믿는 삶의 태도를 견지하며 즐겁게, 꾸준히, 무해하게 살아가는 일. 그러면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고 함께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곁으로 온다.’(p215)

이 말을 믿고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하시면, 작가가 자신의 어린 아들과 함께 백사장에 묻힌 바다유리를 찾아내듯, 당신의 삶 속에서도 분명 보석과 같은 언어들을 길어올리실 수 있을 겁니다. 제법 잘 쓴 것 같아서 조금 뽐내고 싶은 마음이 드시거든, 나와 비슷한 누군가와 이 글을 함께 읽고 싶어지시거든, 내 글이 누군가에게 어떤 감정으로 가닿기를 원하게 되시거든, 언제든지 서점 당신의 강릉의 문을 두드려 보시길 권합니다. 그곳에는,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껍질을 깨 보려는 그 순간의 당신을 응원하는 서점 주인이자 출판사 사장님을 한 명 만나시게 될 겁니다. 그를 만나 몇 마디 나누시고 나면, 분명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아아, ‘나는 제법 쓸 만한 사람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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