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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이 점점 추워진다. 이따금씩 찬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진다.
개그우먼 박지선이 엄마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나'라는 사람은 내가 제일 잘 알지만, 또 내가 제일 모르기도 한다.
평소 생각하던 소신이나 기준은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한다.
자신이 가진 신념은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다른 말과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모두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매끄럽게 '나는 이런 사람이야' 한마디로 규정하긴 어렵다.
일관적이지 않고 여러 복잡한 과정들이 섞이고 선택되어 하나의 결정이 나온다.

 

내가 나를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지만, 잘 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심리학 책을 읽다 보면 평생에 꼭 한 번은 만나야 할 사람으로 자기 자신을 꼽는다.
긴 세월이 흘러도 만나기 힘들 만큼 어려운 일인가보다.

 

그런데 타인에 대해선 한 마디로, 한 줄로 평가하고 싶어한다.
첫 인상이나 내게 하는 태도를 그 사람의 전부로, 단순화하고 확대 해석해 캐릭터를 결정 짓고 만다.

'저 사람은 늘 유쾌해서 기분이 좋아' 

'매사에 부정적이고 의심이 많네'

'저 사람은 착해' 

'잘 노는 사람이군'
그래서 첫 인상이 중요하다. 첫 인상으로 굳어진 인상은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

 

이해하지 못할 말이나 행동을 하는 타인을 보면,

그 역시 짧은 문장으로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고 싶어한다.
머리속에서 계속 맴맴 돌지 않게 매듭짓고 잊어버리고 싶어진다.
우리의 뇌는 항상 바쁘고, 바쁜 뇌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쉽게 취하는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죽음.
죽음이 사고가 아닌 선택의 경우, 거기까지 이르게 한 고통의 이유가 궁금하다.
그래야 납득하고 생각에서 지울 수 있을 테니.

한 두 가지로 이름표를 달 수 없는 복합적인 이유일게 분명한데 말이다.

한 조각의 인연도 없는 이의 죽음엔 그렇게 사소한 호기심만 발동한다.

남겨진 생에서의 즐거움과 미래에 도래할 행복을 죽음과 맞바꾼 선택.
한창 꽃 피워 아름다울, 청춘이란 단어와 맞물려 안타까움은 높아진다.


엄마와 나란히 가는 길이라 덜 외로웠을까.
우울증이 있었다면 엄마쪽이 더 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가 품었을 최종 선택을 끝까지 만류하고 회유했을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엄마였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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