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객관적인 눈으로 마코토의 삶을 들여다보다가 아빠의 위선, 엄마의 불륜, 형의 냉정함을 하나씩 발견한다. 게다가 짝사랑하는 여학생은 원조교제에 빠져있질 않나, 학교에서는 속마음 털어놓을 친구가 한 명도 없는 외로운 신세였다. 유일한 즐거움은 미술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인데, 이전까지 전혀 존재감이 없었던 미술부원 쇼코가 마코토의 미세한 변화를 알아차렸다.
"난 다 안다고. 반드시 뭔가 있어. 다른 사람은 다 속여도 난 못 속여!"
마코토는 알지 못했지만, 쇼코는 그간 말 없이 마코토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이라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친구도 생겼 다. 아빠 엄마의 일도 오해를 걷어내고 내막을 들여다보니 이해 못할 일도 아니었다. 항상 잘난 척하던 형 역시 말없이 동생을 걱정하고 있었음을 알게된다. 한 발짝 떨어져서 마코토의 인생을 바라보니 그리 암울한 색깔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전생의 기억을 되찾는다.
일본 소설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이 흥미로웠다. 실제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소설은 항상 비슷한 대목에서 실망을 하게되는데, 10대의 원조교제, 부모의 불륜 등 성과 관련한 자극적인 내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좋은 주제의식을 담고 있지만, 원조교제와 관련한 내용 때문에 중학생에게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다.(오히려 더 눈을 반짝이며 읽으려나?) 대신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프라프라 천사 캐릭터가 꽤 매력적이고, 결말도 울림이 있었다. 우리 인생도 마코토처럼 멀리 떨어져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온통 무채색으로 뒤덮여있는 것 같지만, 시선이 닿지 않은 어딘가에 어여쁜 색깔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