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글/ 김재희 그림
창비/ 2020년 3월 27일
"무엇이든 척척! 어디든 휙휙! 가벼운 발걸음으로 세상을 누비는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등장과 그의 활약이 재미와 감동을 준다. "
1. 들어가며
요즘에는 책 중에서 고양이가 주인공인 책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고양이가 주인공이면서, 고양이가 해결사가 되어 각종 어려운 문제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준다. 그런 점에서 고양이를 유독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안성맞춤일 것 같아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딸아이는 고양이 키우는 방법, 고양이 키우기 육아 일기, 고양이의 행동 특성 등 실제적인 고양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왔는데, 이제는 고양이가 주인공인 이야기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역시 나의 기대에 부응하여 딸아이는 이 책을 하루 만에 다 읽고 너무 재미있다며 나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나 또한 이 책에 대한 추천을 많이 들어온터이고 제24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책이라 얼른 책장을 펼쳤다. 떠돌이 고양이 깜냥이 경비원이 되어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멋지게 활약하는 모습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았을 정도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내친 김에 『고양이 해결사 깜냥 2』도 주문하였다. 그럼 우리 고양이 해결사 깜냥과 함께 사건 발생과 해결 현장으로 들어가보도록 하자.
2. 책 속으로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주인공은 ‘깜냥’이다. 태어난 지 1년 반 정도가 된 고양이로, 약간 통통한 편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얼굴과 배, 다리를 빼고 온몸이 까맣다. 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멋지게 책을 읽을 줄도 알고 춤 실력도 수준급이다. 무거운 짐을 가볍게 들 수 있을 만큼 힘도 세다. 성격은 한마디로 말하기가 어렵다.
이런 떠돌이 고양이 깜냥이 어느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 한 아파트 경비실을 방문한다.
할아버지는 허리를 숙이고 콧잔들에 걸친 안경 너머로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이제 제가 보이세요?"
자그마한 고양이가 두 발로 서서 할아버지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어. 점잖게 뒷짐까지 지고서 고양이의 머리와 등은 까만색이고, 얼굴이랑 배랑 발은 하얀색이야. 얼필 보면 펭귄 같기도 해.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자기 몸집만 한 여행 가방을 갖고 있다는 거야.
"여기서 하룻밤 자도 될까요?"
고양이는 부탁하는 것치고는 꽤 당당했어.
"그건 좀 곤란하구나. 주민들이 싫어해서 말이야."
"딱 하룻밤인걸요. 그럼 실례할게요." 라고 말하며 고양이가 마치 자기 집인 것처럼 거리낌없이 경비실 안으로 들어오는 거였다. (p.11)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은 깜냥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소개한다.
깜냥은 이렇게 하여 경비실에서 하룻밤을 자게 된다. 이렇게 무작정 나타나서 하룻밤 재워달라고 하는 깜냥의 모습을 보니 참 성격 한번 좋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참 넉살 한 번 참 좋다.
이렇게 경비실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 깜냥에게 그때부터 문제 상황이 계속 발생하게 된다.
그 하룻밤 동안 깜냥은 장난전화 때문에 혼내려고 찾아간 아이들을 위해 책도 읽어주고, 층간소음으로 받은 민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갔다가 아이와 함께 춤도 추고, 택배 기사를 위해 무거운 상자도 척척 들어서 택배 배달까지 해준다. 깜냥은 모든 문제 상황을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멋지게 해결해 나간다.
이런 깜냥의 활약상을 보니 나도 모르게 신이 난다. 깜냥 화이팅! 이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처음에는 까칠하고 새침해보였는데, 엄마 없이 혼자서 기다려주는 아이들을 위해 함께 기다려주고, 내일이 춤 오디션이라 걱정하는 여자 아이를 위해 몸소 춤을 추면서 춤도 가르쳐주는 걸 보니 참 자상하고 친절한 면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투덜투덜 반찬 투정을 하지만, 길고양이라 그런지 눈치가 백단이라 택배 아저씨가 택배를 운반하는 것도 척척 도와주는 걸 보면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그리고 드디어 깜냥은 모든 일을 끝내고,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잠자리에 든다.
"아 피곤해. 원래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게 자는데..."
라고 말하며 눈가리개도 하고 귀마개도 하면서 꿀잠에 빠져든다.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고 선물로 받은 물건들을 여행 가방에 담아서 소중하게 간직할 만큼 마음이 따뜻하다. 깜냥의 그 이상하고 특이했던 가방 속에는 이렇게 사랑과 감사의 선물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이건 할머니에게 그림책 읽어 주고 받은 튀밥, 이건 삼총사한테 받은 딱지, 이건 수다쟁이 아저씨 이야기 들어 주고 받은 털실, 이건 할아버지 집 찾아 줬을 때 받은 고무공, 이건 쥐구멍 발견하고 받은 연어 맛 젤리, 그리고 이건....." (p.74)
정말 깜냥은 이상하고 매력적이다. 깜냥은 친구처럼 느껴지다가 어느 때는 형이나 오빠처럼, 또는 부모님처럼 어른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고양이 해결사 깜냥이 앞으로도 우리 곁에 있을 것 같다. 아파트의 각종 민원과 문제를 신속하게 척척, 해결해내는 우리의 고양이 해결사이자 고양이 경비원으로서 말이다.
인터폰이 울린다. 깜냥은 잽싸게 인터폰을 받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고양이 경비원 깜냥입니다."
앞으로 고양이 경비원으로서 깜냥의 활약이 기대된다. 다음에는 우리의 고양이 해결사 깜냥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상상해본다.
3. 나가며
깜냥 덕후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깜냥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아이도 어른도 재미있게 신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또 어디 있을까. 그리고 내용 또한 아파트 생활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생활 속 소재를 사용해서 아이들에게 교훈과 지혜를 주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동물이 주인공이 되어서 활약하는 이야기는 시골을 배경으로 한 경우가 많거나, 동물들만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에서 깜냥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까만 길고양이를 연상하게 해서 우리에게 친숙하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과 즐겁게 읽고 아파트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며, 아이들에게 아파트 생활 예절도 가르쳐줄 수 있어서 더더욱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깜냥을 만난 아이들, 엄마들도 깜냥의 매력에 빠져서 무슨 일이 생기면 깜냥을 부르고 싶어질 것 같다.
이제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날려가는 깜냥이 있느니,
문제가 생기면 인터폰만 하시라~
그러면 고양이 해결사 깜냥이 달려갈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