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블로그

리뷰 붉은 박물관

오야마 세이이치로, 익숙한 이름이다. 이 블로그에 리뷰를 아직 남기지는 않았지만, 그의 작품 <왓슨력>과 <알리바이를 깨 드립니다>를 전에 읽은 적이 있다. <왓슨력>은 아주 깨발랄한 작품이었다. 캐릭터 셜록 홈즈가 '그는 나의 제임스 보스웰'이라며 그렇게나 (무시하면서) 아꼈지만 사실 어느 매체에서도 왓슨이 정면으로 주목 받은 적은 없다. 홈즈력이라는 건 있어도 '왓슨력'이라는 게 세상에 있을까? 그런 자질도 분명히 있을 수 있음을 오야마 세이이치로는 그 작품에서 보여 주었다. 뿐만 아니라 고전 추...

2023.10.21 공감 횟수 22 댓글 수 16

리뷰 와다 하루키의 한국전쟁 전사

한국과 일본은 언제까지 대립하고 반목해야 할까? 지리적으로 이처럼 근접한 인국(隣國)도 찾기 힘든데, 양국의 공동 번영은 물론 세계 평화라는 목적을 위해서도 두 나라는 이제 평화로운 공동 번영을 모색해야만 한다. 일본이 과거의 추악한 만행에 대해 전향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 이상 어떤 전환점을 맞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내가 생각하는 하나의 방법은 양국의 진보 세력이 지금보다 더 굳건한 유대를 다져나가는 것이다. 국가 권력에 의해 군 위안부로 강제동원된 당시의 젊은 여성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시죄를 하고, 다시는 침략 전쟁을 ...

2023.08.25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리뷰 동아시아 근현대통사 東アジア 近現代通史 - 와다 하루키 外

와다 하루키 선생은 일본의 살아 있는 양심이다. 한국에서 군부 권위주의 체제가 시퍼런 칼날을 세우고 민중을 억압할 때 그는 한국과 일본의 각종 진보 매체를 통해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고, 일본의 양식 있는 시민들을 향해 고국의 과거 죄과에 대한 통한 어린 맹성을 촉구하였다. 시민운동가, 활동가로서 왕성한 행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학자로서도 그는 일본사, 한국사, 동아시아사를 깊이 있게 연구하며 반대 진영에서조차 싑게 통박할 수 없는 치밀한 논변을 전개하여 진보 세력에 커다란 지적 기반을 제공하였다. 한겨레신문이나 창작과비평, 녹색평론...

2023.08.09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러일전쟁 1

러일전쟁을 다룬 서적은, 전쟁 당시 일본 측을 뒤에서 후원했던 영국, 미국의 사학자들이 쓴 책을 비롯하여, 구 소련과 러시아의 연구진이 밝힌 내용, 일본 측에서 집중적으로 분석한 논문, 심지어 소설가의 문학 작품 등, 일반 독자들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읽을거리가 제법 많기도 한 주제에 속한다. 그러나 특히 이 책이 주목되는 이유는, 오랜 세월 일본 시민 사회 단체를 이끌며 평화 지향 양심 세력에 정신적 자양분을 제공해 온 학자 와디 하루키 씨가 저술한, 오랜 연구 활동과 집념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진보 시각의 분석 칼날이 적용되...

2023.08.05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북일 교섭 30년

한국인에게 제법 인지도가 높았던 일본 총리 중에 고이즈미 준이치로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총리 취임 전부터 북측과 다이렉트로 교섭하여 납북자(일본 국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었고, 실제로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났었다. 둘 다 매우 딱딱한 표정으로 악수를 교환했었는데, 첫술에 배부를 수 있냐는 듯, 이를 지켜보던 관찰자 대부분은 아마 '잘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졌었을 것이다. 저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미국에서는 그 직후에 이른바 네오콘이 정권 핵심부에 자리하여 북한 정권을 지구상에서 지워버려야 할 ...

2023.08.05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와다 하루끼 著 한일 100년사

일본 지성계의 양심을 대변하는 와다 하루키 교수에게 그의 장기를 묻는다면 아마 바로 이 한일관계사를 꼽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와다 교수는 모르긴 해도 일본보다 한국에 그의 독자가 더 많을 만큼, 그는 한국의 다양한 일간지와 잡지에 그의 생각을 피력해 왔는데, 그의 생각과 글 들 중 상당수는 바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지난 천 수 백 년 간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 송주영 한신대 교수 번역본은 2015년에 북&월드에서 초판이 나왔지만, 와다 명예교수 저 원본 일어판은 2010년에 간행되었다. 일본이 한국...

2023.08.03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와다 하루끼의 북한 현대사

독일에 거주하며 북한에 대한 공정한 이해를 촉구한 학자 중에 송두율이란 분이 있었다(현재는 퇴임). 북한은 북한일 뿐 다른 무엇이 아니므로 그 체제의 완결성이나 정당성을 북한 자체 이데올로기로 일단 철저히 재단, 분석하자는 그의 방법론을 내재적 접근법이라 명명했는데, 얼마나 이 제안이 현실적합성을 갖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딱히 타매할 구석은 많지 않다. 그러나, 사실상 주체사상으로 북 체제의 정당성과 성과를 재단하자는  입장이 학문적으로 정치적으로 지나치게 부담스럽다거나 교조적이란 느낌이 드는 이들에게는,...

2023.06.28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모바일 작성글 레마겐의 철교

어느 전쟁, 전투라고 해도, 그 향방을 좌우할 지형에 결정적인 다리 하나쯤이 놓여 있어 이걸 부수냐 마느냐로 피아 양측의 갈등을 부르는 상황은 자주 벌어지기 마련이었다. 다만 영화는 둘 사이에 놓인 하나뿐인 다리를 놓고 치열하게 서로 갈등하는 만큼이나, 전쟁 자체에 대한 깊은 회의와 인도주의를 균형감 있게 다룬다.여기서 독일군 소령 파울 크뤼거 역을 맡은 이는 과거 ＇0011 나폴레옹 솔로＇에서 주연을 맡았던 로버트 본이다. 스파이 역을 맡기엔 좀 단신이었는데(역대 007 역이었던 숀 코너리나 로저 무어 등이 훤칠한 미남이었던 사실...

2023.04.05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블루 스톰

꼭 여름 시즌이 아니라고 해도 이 작은 참 자주 방영되는 편인데, 그간 시간이 안 맞아서 몇몇 장면만 지나가듯 보았을 뿐 전편을 감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깊고 푸른 바다 밑에 들어가 팔다리를 흐느적거리는 씬만 기억에 남을 뿐, (여태 부분부분 자주 여러 군데를 봤다고 생각했건만) ＇아 전에 본 게 이 대목이었군＇ 하고 생각 나는 게 별로 없었다. 제목이 좀 엉터리인데, 원제는 into the blue일 뿐이며 폭풍 비슷한 장면도 안 나올 만큼 영화 속에서는 내내 날씨가 좋다. 출연진은 면면이 쟁쟁하다. 그끄제 리뷰한 &...

2023.04.04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엑셀 바이블 - 개인 사용 스무번째 리뷰

26기 11주차에 정통한국문학대계 제38권을 리뷰한 적 있습니다. 지금 이 책도 (출판사는 다르지만) 그와 비슷한 기획인데 이 권에는 유현종씨, 김의정씨, 김성일씨 등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실렸습니다. 25기 20주차에 백용운 작가의 <대합실>을 리뷰한 적 있습니다. 그 책도 단편 모음집이었는데 당시 제가 특히 관심 깊게 읽은 작품은 "고가(古家)"였습니다. 제가 지금 이 작을 읽으면서 뭔가 그때의 진행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작가가 같은 분이었네요. 일단 노인은 시골에서 오래 터잡고 산 사람...

2022.10.28 공감 횟수 0 댓글 수 2

리뷰 엑셀 바이블 - 개인 사용 열아홉번째 리뷰

26기 11주차에 정통한국문학대계 제38권을 리뷰한 적 있습니다. 지금 이 책도 (출판사는 다르지만) 그와 비슷한 기획인데 이 권에는 유현종씨, 김의정씨, 김성일씨 등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실렸습니다. 25기 20주차에 백용운 작가의 <대합실>을 리뷰한 적 있습니다. 그 책도 단편 모음집이었는데 당시 제가 특히 관심 깊게 읽은 작품은 "고가(古家)"였습니다. 제가 지금 이 작을 읽으면서 뭔가 그때의 진행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작가가 같은 분이었네요. 일단 노인은 시골에서 오래 터잡고 산 사람...

2022.10.24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엑셀 바이블 - 개인 사용 열여덟번째 리뷰

1987년에 출간된, 소설가 최상규씨의 단편집입니다. 당시 한국 사회의 여러 인상적인 풍속 단면들을 재미있게 캐치한 수작들이 많습니다. 출판사는 정음사(正音社)입니다. 이 중에서 단연 최고로 꼽힐 만한 작품은 <뛰뛰클럽>입니다. 뛰고 또 뛰자는 뜻에서 상호가 저리 붙었는데, "클럽"은 오늘날 우리가 알 만한 그런 클럽(유흥업소 같은 것)이 전혀 아니고 그냥 자기네 회사를 가리킵니다. 이 클럽, 아니 회사가 뭐냐면 일종의 심부름센터, 혹은 십 몇 년 전 강남에서 유행한 대신맨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남이 할 일...

2022.10.23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엑셀 바이블 - 개인 사용 열일곱번째 리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테리물은 아마도 이인화 교수의 <영원한 제국>이 원조이지 싶은데 지금 이 작품도 그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고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것도 뭐 새삼 지적할 것도 없습니다. 김탁환 작가는 소개가 필요없을 우리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메이커이겠고 말입니다. 제목은 작중에 나오는 소설 제목이며, 제목만 봐서는 이 장편이 역사 배경 미스테리물인지 짐작하기가 어렵고 엉뚱하게도 어느 잊혀지기 직전 여인의 넋두리인가 착각하기나 딱 좋습니다. 우암 송시열이 숙종에 ...

2022.10.20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엑셀 바이블 - 개인 사용 열여섯번째 리뷰

예전에는 지금 이 책처럼 이름난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모아 "대계(大係)"라는 이름으로 모아 놓은 기획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된 게 과거의 책들이 모두 절판된 건 물론, 비슷한 시리즈도 찾아 보기 힘듭니다. 이 책에는 이청준 작가의 유명한 단편 <병o과 머저o>, <이어도>, <화석촌> 이라든가, 전남 순천 출신인 서정인 작가의 <가위> 등이 실렸습니다. 이 작품들은 너무도 유명하기에 이 책 아니라도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읽어 봤을 단편들입니다. 확실히 장편도 그렇고 ...

2022.10.19 공감 횟수 0 댓글 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