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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도서] 1Q84 2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윤옥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2권도 총 24장이고 홀수 장은 아오마메의 이야기, 짝수 장은 덴고의 이야기다.

 

아오마메는 버드나무 저택 노부인의 의뢰로 아동 성폭행범이자 후카에리의 아버지인 선구의 리더를 살해한다. 선구의 리더 후카다는 세상의 기준으로는 파렴치범이지만 나름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처럼 묘사된다.

살해되던 순간에도 자신을 죽여줄 사람을 기다린 것처럼 보여 아오마메가 그를 살해한 건지, 그의 자살을 도와준 건지 헷갈릴 정도다.

리더 후카다를 살해한 후 그녀는 교단의 추적을 피해 은신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이 신비한 힘으로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임신한 아이가 덴고의 아이라고 확신한다. 덴고를 만나고 싶지만 은신한 처지라 찾아볼 수 없다.

1Q84의 세계를 벗어나 그녀가 있던 1984의 세계로 가려한다. 그러나 그녀를 1Q84로 데려다 준 고속도로 비상계단이 보이지 않는다.

 

덴고가 리라이팅한 <공기 번데기>가 베스트셀러가 된 후 그의 주변에는 자꾸 이상한 일이 생긴다. 우시카와라는 남자가 접근하기도 하고 만나던 애인의 남편에게서 그녀가 상실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상실되었다는 것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알려주지 않고, 덴고도 궁금하긴 하지만 더 이상 애인의 거취를 묻지도 않는다.

이 즈음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아오마메를 자꾸 생각한다. 자기 집에서 지내던 후카에리와 이상한 성관계를 갖고 어느 날 하늘에 달이 두 개가 된 걸 깨닫는다.

 

꿈을 꾸는 것 같다.

아무리 소설이 허구의 세계라지만 개연성 없는 허구는 제대로 된 소설도 아니다. 하지만 1Q84는 판타지의 세계다. 이해는 안 되지만 참고 읽는 수밖에 없다.

 

작품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선구라는 교단은 1995년에 있었던 도쿄 지하철 사린 가스테러를 생각나게 한다. 옴진리교라는 사이비 종교 단체가 출근 시간 도쿄 지하철에 독성 물질인 사린 가스를 살포하여 14명이 사망하고, 6300여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교주 아사하라의 지시로 벌어진 일이라고 하며 하루키도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취재하여 <언더그라운드>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1Q84는 작가가 현실참여를 목적으로 썼다기에는 지나치게 몽환적이고 사이비 교단의 교주를 신성한 존재처럼 표현하기도 했다.

1권의 리뷰에서 말한대로 작가는 소설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일 뿐이다.’라는 안톤 체호프의 말에 충실하다. 문제제기를 하면서도 구체적이지 않고 당연히 해결책도 없다.

그래도 작중의 아오마메처럼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모의 선택으로 사이비 교단에서 자란 사람들에 대한 걱정과 연민을 보이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친구인 두 사람은 몇 년 전에 사정이 있어 신앙을 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함께 교단을 떠나 현실세계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덴고가 본 바로는 두 사람 모두 새로운 세계에 뭔가 잘 어울리지 못하는 눈치였다. 태어날 때부터 좁고 긴밀한 커뮤니티 속에서 자란 탓에 보다 넓은 세계의 룰을 받아들이는 게 몹시 어려운 일이 된 것이다. 그들은 자주 판단력에 자신감을 잃고 곤혹스러워했다. 신앙을 버리고 해방감을 맛보면서도, 자신들이 잘못된 결단을 내린 게 아닌가 하는 회의를 여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2p.99)

 

그리고 1권에서 초등학교 시절 잠깐 좋아했던 기억 외에 거의 접점이 없던 아오마메와 덴고의 인연이 2권이 되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초등학교 때부터 서로 좋아하긴 한 것 같은데 각자 독립한지 10년이 훨씬 넘어 서른 살이 되도록 찾지 않다가 갑자기 꼭 만나야 될 것처럼 애틋해 하는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성관계 없이 임신한 아오마메가 아이 아버지를 덴고라고 확신하는 모습은 의아 그 자체다. 1Q84의 세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세상만큼이나 비논리적이고 황당하다.

1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잠깐 언급되듯이 달은 신비롭지만 광기, 미치광이, 터무니없음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1Q84 에서는 달이 두 개 뜨고, 터무니없는 일이 자꾸 벌어지고 그걸 또 등장인물들이 의아해하면서도 용인한다.

그나마 덴고가 달이 두 개 뜨는 세상에서 중심을 잡고 있어 다행이다.

 

하늘에 달이 몇 개가 있건, 아버지에게는 이미 아무려나 상관없는 일이다. 그건 덴고가 앞으로 혼자서 대처해나가야 하는 문제다.

게다가 이 세계에 (혹은 그 세계에) 달이 한 개밖에 없건, 두 개가 있건 세 개가 있건, 결국 덴고라는 인간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거기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어디에 있더라도 덴고는 덴고일 뿐이다. 고유의 문제를 안고 있고, 고유의 자질을 가진 한 명의 똑같은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이야기의 포인트는 달에 있는 게 아니다. 나 자신에 있는 것이다.

(2p.585)

 

덴고의 머리에는 아기 때 어머니가 외도하는 장면이 뚜렷이 각인되어있다.

그 기억은 덴고가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는 점과 NHK수금일에 같이 나가기 싫어하는데도 억지로 따라 다녀야 했던 상황과 맞물려 독자로 하여금 아버지가 덴고의 친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덴고도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친부인지 확인하려고 바닷가의 요양원까지 찾아가지만 아버지는 아무런 확답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매달려 핵심을 놓치고 있다. 친부냐 아니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는 될망정 아버지나 덴고의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덴고의 아버지는 덴고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고 키웠으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랑했다. 아버지가 살았던 시대와 덴고가 사는 시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르다. NHK수금일은 덴고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고, 친구들 보기 부끄럽고, 일요일에 자유시간을 가질 수 없는 끔찍하게 싫은 일이었지만 아버지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다.

생존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아버지가 보기에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나 안전하게 사는 아들이 말하는 자존심이나 일요일의 여가 따위는 하찮은 일이다.

전쟁의 트라우마에 더해 아내가 집을 나가 살해되는 일까지 겪고 내색조차 할 수 없었으니 그런 분에게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다정하고 이해심 많은 아버지의 모습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리틀 피플, 공기 번데기, 눈 먼 산양, 두 개의 달...

1권에서 제시되는 수수께끼들이 풀리길 바랐지만 해결된 것은 없다.

 

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은, 설명해줘도 모른다는 덴고 아버지의 주장처럼 작가는 끝까지 말해주지 않을 작정인가보다.

 

2권의 아오마메편은 아오마메가 1Q84에서 1984의 세계로 가려하지만 비상계단이 없어진 것을 알고 자살을 기도하는 걸로 끝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덴고는 아오마메를 찾을 것을 다짐한다.

 

이렇게 엉성한 결말이라니.

독자들이 3권을 재촉한 건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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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소녀

    오후기록님^^

    조금은 난해하고 몽환적인 소설이라
    저라면 무척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끝까지 읽고 좋은 리뷰를 올려주시니
    덕분에 저는 쉽게 이 책의 내용을 알 수 있게 되어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벌써 주말이네요~
    편안하고 행복한 밤 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오후기록님^~^

    2022.06.17 23:4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오후기록

      저는 재미는 있었지만 제대로 이해를 못해서 리뷰쓰기 힘들었는데
      다른 리뷰를 보면 이해도 잘하시고 분석도 잘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좋은 리뷰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문학소녀님~~

      2022.06.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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