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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1

[도서] 골든아워 1

이국종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은 의사 이국종교수가 중증외상센터 시스템을 이 나라에 구축하고자 애썼던 과정들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중증 외상센터를 건립하고, 중증환자를 사고 직후 한 시간 이내(골든아워)전문의료진과 장비가 있는 병원으로 데리고 올 닥터헬기를 구축하는데에는 몇 몇 의료진과 관계자의 노력 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정부의 의지가 분명해야 하고, 정책이 밑받침되고 거기에 합의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이교수는 우리나라 40대 미만의 죽음에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증외상환자를 이대로 죽음으로 내모는 현실을 개탄스러워 하며 불철주야로 뛰어다니신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당장 눈 앞에 있는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고자 뛰어다니는 일 뿐이다. 이런 그의 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것은 냉대. 어찌 그럴 수가 있지 싶지만 현실은 그러하다. 병원은 이로인한 적자를 반길 수가 없다. 필요하고 절실한 일이지만 사립 병원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일이다. 중증외상분야에 그가 발 담근지 10여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갈길이 먼 듯해 보이는 지금이지만 이 힘겨운 길을 가고자 하는 몇 안되는 의사들과 관계자들의 노력들이 언젠가는 빛을 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한민국은 자식을 의대에 보내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하기도 한다. 드라마, 뉴스에서 다루는 많은 학원가 소재들의 목표는 의대다. 그렇게 물불 가리지 않고 들어간 의대. 그렇게 힘들게 된 의대생은 무엇을 원할까? 그들의 부모는 무엇을 위해서 자식을 불물가리지 않고 의대에 보내려 할까. 이국종 교수와 같은 고생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 싶다.

우리가 의사하면 하얀 가운, 바쁘지만 보장된 지위, 경제력 등 하얗고 빛나는 삶을 생각한다. 그래서 다들 의대에 목숨을(?) 걸고 의대에 가서도 공부를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이국종 교수님의 동영상을 찾아보며 내가 생각하고 알던 의사의 삶과는 참 다른, 힘든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내에 존재하는 비상식적이고, 불편하고 불합리한 그리고 답답한 상황들이 여기 의료계에도 뿌리 깊이 박혀있다. 고치려고 해도 고쳐지지 않는 단순히 잘못된 것이 아닌,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잘못된 상황 말이다.

 

나는 의사가 다른 개인의 인생에 미칠 수 있는 무게를 생각했다. 

고급스테인리스 강으로 만들어진, 이 무거우면서도 차가운 수술 기구와 첨단 과학이 응축된 장비들이 사람의 혼을 이승에 잡아 놓는다.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옳은 것을 주장하며 굽히지 않는다. 안될 경우를 걱정할 것은 없다. 정 안되면 다시 배를 타러 나가면 그 뿐이다. 

 

중증외상 - 생명이 위독할 수 있는 외상으로 반드시 '수술적 치료' 및 집중치료가 필요한 상태

이송은 신속해야 하고, 이송 중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져야 하며, 최종 치료를 담당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 도달해야 한다. 도착과 동시에 빠른 진단, 수술, 집중치료가 이어져야 하므로 수술방과 중환자실이 받쳐 줘야 한다. 마취과, 혈액은행, 의료진....여러 분야의 의료 지원도 신속히 트입되어야 한다. 그것이 중증외상환자들에 대한 '치료 원칙'이다. 

한극에서는 이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아 길에서 죽거나 다른 병워능로 가다가 죽었다. 필요한 것은 '시스템'이었다. 

이교수는 미국UC샌디에이고 외상센터에 단기 연수에 참여하고 교과서적이며 이상적인 시스템에 감동받고 돌아왔으나 현실은 달랐다.  중증외상 환자 치료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각종 공제조합, 공단에서는 일반 환자 기준에 맞춰 지급하기에 병원에서는 심각한 손실이 발생한다.  초대형 병원은 중증외상 환자의 수용이 불가하고, 준종합 병원은 정규환자의 부족으로 중증외상환자를 유치하려 애썼으나 이 이송체계를 만들기는 역부족이다. 병원은 중증외상환자를 받을수록 적자가 쌓여갔다. 

" 더 위험한 고강도 노동은 같은 노동자들 중에서도 게약직이나 하청노동자들이 담당했다 위험은 부상을 부르고 부상은 생명을 앗아가지만 위험도와 돈벌이는 비례하지 않았다. "

중증외상환자 대부분은 가난한 노동자이다. 그들의 사고는 수술을 요하며 수술 수 고가의 장비 사용을 필요로 한다. 가난한 그들이 치료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병원비를 못 내면 그 부서의 적자가 되어온다. 

 

"중증외상 환자 항공 이송체계는 항공대원들과 의료진의 생명을 담보로 하여 세워지고, 그 체계가 얼마나 공고히 정립되는가에 따라 환자의 생존율이 결저오딘다. 나와 내 사람들이 죽음에 가까이 갈 때 환자는 죽음으로부터 멀어지는 이 아이러니를 나는 어지하지 못했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타인을 살리고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목숨을 걸어야 했으나 세속적 가치는 없었다. "

 

준식이 군대에 가고 거짓말처럼 남정수가 나타났다. 정경수보다 뛰어난 사람을 만날수 이을거라 생각지 못했다 .그를 설득하고자 애썼으나 그는 결국 예수회에 입회하여 수사가 되어 세속의 삶으로부터 사라졌다. 세상엔 본인보다 타인을 위해 살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그래서 삶이 힘든 이들이 세상을 등지지 않고 살아갈 힘이 되나 보다. 이 책은 그런 이들로 꽉 차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타인을 위하는 삶은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이리 있다는 사실이 또 한번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김효주가 다리가 아파 입원을 했다. 송미경 선생인 아파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이나 정우영에게서 약만 지어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은혜가 아파 쓰러졌고 윤상미가 수술을 받고 입원했다. 외상외과는 환자의수를 조절할 수 없다. 사고 후에 벌어지는 일들을 받아낼 뿐이다.

" 커튼 밖으로 나와 중환자실 복판에 서서 천천히 둘러보았다. 사방에 생사를 오가는 침상으로 가득했다. 그 발치마다 도사린 사신들이 환자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내 주변이 온통 죽음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만  같았다. "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들을 그 죽음에서 건져내기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내어주는 고마운 분들의 이야기다. 이제 그런 사람들은 다 사라진 듯 보였지만 아니었다. 그분들은 예전에도 지금도 묵묵히 그 생과 사의 사투 속에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계셨다. 단지 내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몰랐던 것일 뿐. 힘겨운 상황에서도 그 누군가들의 이기적 횡보로 그 어려움이 계속 될지라도 이 힘겨운 싸움을 계속 할 그 누군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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