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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일기

[도서] 성덕일기

오세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사랑은 힘이 세다. 한 사람의 세계를 쉽게도 뒤바꾸니 말이다. 그렇게 뒤바뀐 세계에서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존재가 된다. 사랑 이전의 존재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이 파괴와 구축의 과정이야말로 사랑의 본질이라고 정의해도 좋지 않을까.

그런 사랑의 대상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못할 일을 저질렀을 때, 사랑을 통해 한 차례 무너지고 새로이 구축되었던 우리의 세계는ㅡ헤어질 결심에서처럼ㅡ또다른 붕괴를 경험하게 된다. 이전의 무너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로 이루어지는 무너짐. 이 무너짐을 딛고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우리는 또 다시 사랑이란 행위를 할 수 있을까.

오세연 감독의 데뷔작인 장편 다큐멘터리《성덕일기》는 이에 대한 질문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고민과 이를 풀어내는 과정을 담은 책이《성덕일기 : 오세연의 필름 에세이》이다. 다큐멘터리가 시의성 강한 소재를 유머를 잃지 않고 풀어내는 감독의 시선과 함께 감독의 지난 성장 과정을 가늠하게 되는 구성이 돋보였다면, 책은 이보다 진중한 이야기를 영화에서는 미처 보지 못한 부분까지 담아 낸다.

영화에 담기지 못한 이야기, 그 보다 깊은 이야기도 눈에 띄지만 내가 그보다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영화 《성덕일기》에 얽힌 이야기였다. 제작 지원 및 정산 작업과 같은 실무에 관한 고민에서 영상의 표현 방식과 의도 등 연출에 관한 고민까지, 첫 데뷔를 준비하는 초보 감독의 생각을 읽는 동안 영화라는 예술에 대한 감독의 새로운 덕질 영역을 보는 듯했다. 사랑이 떠나 폐허가 된 자리에 영화라는 새로운ㅡ그리고 아마도 절대 배신하지 않을 또다른 사랑의 영역을 찾아내는 과정을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

누군가를 맹렬히 좋아하다 그 마음이 무너지는 경험을 해 본 이라면 《성덕일기》 속 감독의 생각에 공감하면서 응원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이 시점에 읽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영화 《성덕일기》를 보았든 아직 보지 못했든.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성덕일기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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