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인기 많지만 독특한 성격 탓에 친구가 없는 쓰키시로와 왼손이 닿으면 내 생각을 남이 알게 되는 하루키. 낮에는 평범한 골동품상이지만 밤에는 마법도구점이 되는 폴라리스. 두 남녀가 폴라리스에서 만나 겪는 일들을 그려낸 이 책은 기대 이상으로 무척 재미있었다. 최근 아이가 좋아해서 함께 읽었던 <전천당> 의 조금 성인 버전이라고나 할까. 대학생이 주인공이라 성인 시점에서 읽기에는 조금 가벼운 느낌도 있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중, 고등학생이 읽기에도 괜찮은 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 있을 법 하지만, 실제 있지 않은, 하지만 있을 것 같기도 한 기이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한 이 책은 두 사람과 주변 인물들의 감정선도 꽤 잘 다루고 있어서 몰입해서 금방 뚝딱 읽을 수 있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내면세계와 솔직한 밑바닥이 드러나면서 밝혀지는 숨겨왔던 진실들은 찡했고 감동적이었다. 특히 가족들이 다칠 때마다 기뻐했던 할아버지의 분재 이야기는 울컥하기까지 했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 개연성있게 전개되어 읽는 내내 재미있었던 것 같다.
책 표지에 적힌 대로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다. 그리고 그런 불완전한 사람들이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원하고 또 원한다. 스스로의 기억을 봉인했던 하루키가 엄마를 만난다. 할머니의 죽음 때문에 생겼던 쓰키시로와 절친했던 언니의 해묵은 이야기 역시 소중한 이들을 매개로 하나하나 풀어져간다. 마법이란 그러한 것이라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 간절한 소망, 그런 것이 마법이 되는 것이라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메세지는 가볍지만은 않았던,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