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 가득했던 어린 시절 온 세상이 궁금한 것 투성이였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어른들에게 묻고 들으며 자랐습니다. 질문하는데 전혀 두려울 것이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나이가 들어가며 누군가에게 무엇을 물어보는 걸 꺼려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학창 시절 질문은 급우들의 눈총의 대상이었으며, 더 나이가 들어서 질문은 나의 무지와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내비게이션이 우리를 안내하지만 과거에는 지도를 보며 무작정 길을 나섰습니다. 목적지 0근처에 도착해 이리저리 헤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호대기 중 옆차 운전자분에게 물어보거나, 잠시 차를 대고 주변분들에게 물어보면 될 것을 이 역시 저희 무능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질문을 두려워하고 멀리하다 보니 제 생활은 익숙한 것 위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익숙한 상황만 찾게 되었습니다. 익숙함만 찾는 삶은 발전이 없습니다. 아니 시대가 변하니 오히려 제 삶은 퇴화의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얼마전 읽었던 "관점을 디자인하라"라는 책을 통해 "질문"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중년으로 들어선 제 삶에 한 번 더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질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질문지능"입니다.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 할 수 있는 "생각하는 능력"은 다른 말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이 세상에,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어떤 현상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인류는 엄청난 문명적, 문화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많은 질문을 하거나 받게 됩니다. 수 많은 질문이 모두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질문이라면 우리 삶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똑같은 현상을 놓고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이후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저자는 질문을 "좋은 질문"과 나쁜 질문"으로 구분합니다. "좋은 질문"은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찾게 해주고, 평소 자신이 지닌 관점과 패러다임을 뛰어넘은 새로운 관점과 패러다임을 만들어주는 질문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많은 질문을 어떻게 "좋은 질문"으로 만드느냐힙니다.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이 바로 삶의 질을 바꾸는 핵심 능력이 되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질문 지능"을 키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태인은 자식 교육에서 아이들의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암기 위주, 주입식,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에서 질문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과학 기술, 정보통신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오늘 아는 것이 내일을 무용해지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AI 인공지능 시대에는 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 합니다. 이러한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식을 머리 속에 집어넣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한 능력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의 출발점은 바로 "질문"입니다.
저자는 이 중요한 질문 지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 이야기 합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창의력을 극대화 하는 "What If" 질문, 설득력을 높여주는 "Why" 질문, 생산성을 극대화 시켜주는 "One Thing" 질문, 의지력을 높여주는 "Why not" 질문, 비판적 사고와 자기성찰 능력을 키워주는 질문 등 우리 일상의 각 영역 속에서 필요한 질문의 종류와 능력을 키워주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줍니다. 이러한 질문 능력이 기업 등의 조직, 가정 교육, 국가 사회 전체 차원에서 발휘하는 효과와 그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One Thing" 질문에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해 지금 이 순간 내가 집중해야 할 문제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해줄테니까요.
질문은 나 자신의 무지와 무능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이 세상과 나 자신을 향해 "좋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삶을 더 나은 삶으로 이어주는 "문"이 바로 "질문"입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질문의 중요함에 대해 깨닫게 해주고 좋은 질문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되는 좋은 팁을 제시해주고 있는 책 "질문 지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