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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마음결 도덕경

[도서] 자연의 마음결 도덕경

김영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본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동양 사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공자로 대표되는 유가의 사상을 다룬 책은 많이 접해보았지만 노자와 장차로 대표되는 도가의 사상은 극히 제한적으로 접했다. 최근에도 "논어"를 해설한 책을 읽던 중 도덕경을 다룬 본 도서의 서평단 모집이 있다 하여 도덕경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기고 서평단에 응모하였다. 별 재주 없는 나를 서평단에 참여케 해준 예스24 및 출판사 아름다운 비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대학 시절 나의 스승이셨던 교수님께서 "도덕경"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도덕경"이란 이름을 처음 접해보았다. 하지만 큰 관심은 없었고, 당시 대학 분위기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대한 학습이 대세를 이루었던 당시 분위기에서 한가롭게 "도"와 "덕"을 운운하는 도덕경은 관심을 주어서는 안되는 분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도덕경 뿐만 아니라 공장, 맹자의 유가 사상 역시 마찬가지 취급을 받았다. 

시간이 흘러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지난 삶을 반성하고 남아 있는 삶을 삶다운 삶으로 만들기 위해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독서다.

일천한 독서 경험을 통해 젊은 시절 경시했던 동양 사상이 수천년을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정립하고 삶의 지혜를 만드는데 좋은 깨달음의 기회를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덕경” 역시 그러한 기대를 갖고 접하고자 했던 책이다.

책의 디자인부터 일반적인 책들과 다른 느낌을 주었고, 글씨체 역시 아주 독특했다. “도뎍경”에 잘어울리는 디자인과 글씨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에 대한 소개 역시 너무 독특했다. 다른 도서들이 저자의 학벌, 직업, 경력 등을 내세우는 저자 소개를 보여주는 데 반해 이 책의 저자 소개는 저자의 학벌이나 경력은 찾아볼 수 없이 그저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철학자라 소개한다. 이 역시 도덕경에 무척이나 어울리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적일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책의 내용은 도덕경의 원문을 1장부터 80장까지 한자와 우리말 발음, 원문에 대한 해석을 내놓은 후 그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보여준다.

한자를 이해해보려 노력했으나 짧은 한자 실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 우리말 발음과 해설을 위주로 읽었고, 그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책을 읽는 과정 내내 내용의 애매모호함과 난해함이 나를 괴롭혔다. 논어, 중용 등 공자의 사상을 다룬 책이 보여주는 명쾌함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애매하고 난해한 부분을 만날 때마다 잠시 책을 덮고 내용을 꼽씹으며 생각을 했다.

도대체 “도”가 무엇일까? “도”는 자연이라는 말만 애매하게 이해될 뿐 도대체 “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아낼 수가 없었다. 물론 짧은 생각과 일천한 내 능력으로 명확하게 알아낸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도덕경” 제 1장은 “도가도 비상도”란 구절로 시작된다. “도라 할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다.”로 해석된다. 이 말처럼 “도”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

모든 지식은 명확한 개념 정의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그런 지식에 익숙하다. 하지만 도덕경은 그러한 지식과 다르다. 때문에 무엇이든 명확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들에게 “도덕경”은 어려운 책이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이 우리에게 “생각”이라는 선물을 준다. 명확한 개념 정의가 없으니 한번쯤 도덕경에 나온 구절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의 과정이 진지해지고 깊어지면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낙관적인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것은 명확한 개념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니라 생각을 하며 읽는 과정이 된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어려워 힘들었지만 생각을 하며 읽어야 해서 좋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상선약수”다. 도덕경을 다룬 책에서 이 말이 도덕경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 중 하나라는 말에 이끌려 이 말을 내 삶의 키워드로 삼았다. 이 키워드대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 말이 뜻하는 내용을 항상 마음 속에 담아두려 노력하고 있다.

도덕경 전체를 통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무위”, “무욕”,”덕인”, “겸손”,”얽매이지 않는 삶” 등이다. 다른 어려운 내용들은 제쳐 두고 이 말들만 뚝 떼어내어 하나하나 생각의 과정에 넣어보자. 지금의 삶 속에서 이 말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지, 내 삶 속에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 크나 큰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 속에서 이 말들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이런 생각을 하고 또 하면 분명 우리의 삶을 대하는 태도, 우리 사회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좋은 기준을 제공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책에 나온 명쾌한 내용으로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애매함과 난해함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깨달음이 보다 값진 깨달음이 아닐까? 이 책 "자연의 마음결 도덕경"이 생각의 기회를 우리들에게 전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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