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여성의 주체적인 힘을 보여준
개성있는 4명의 여전사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전사가 된 소녀들>
과거 여성들의 위치와 삶은 지금과는 만이 달랐음을 알기에 그때 시대적 상황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았던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보다 넓은 시각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자신을 더욱 진심으로 바라보게 될 기회가 될 것 같다.
철의 왕국 가야, 달래가 그 첫 주인공이다.
철기장의 아버지를 둔 달래는 자신도 철기방에서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달래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오지 못하게 하지만, 달래의 진심을 아는 더무와 철기방 식구들은 달래의 방문을 덤덤히 모른척 하며 받아들인다.
달래의 오라버니인 더무는 철기방의 후계자로 누구보다 철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더무 곁에는 더무만을 따르는 말 꼴삐가 있었는데, 전쟁이 일어나자 군마였던 꼴삐를 앞에 세우고 더무를 전장에 가게 한다.
물론 더무가 스스로 결정하게 한 것이었다고 말하지만, 이건 자의보다 타의였다.
그렇게 더무와 꼴삐를 보내고 한 해가 훨씬 지난 어느 날 하루와 꼴삐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
꼴삐는 더무만을 따랐기에 하루와 온 꼴삐를 보고는 더무의 생사를 알게 되며 하루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는데, 달래를 흠모하는 흥덕은 하루를 백제의 첩자가 아닐까하며 의심하는 말을 건넨다.
사람들은 그 한마디에 모두다 하루를 의심하게 되지만, 더무의 엄마와 달래는 하루가 그런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막으며 보여준다.
하루는 더무와 같이 철기방에서 일하며 철기방의 기술들을 배워나간다.
하루는 꼴삐의 가슴 기형을 보며 군마이면서 마갑을 채워 상처가 났음을 알게 되는데, 더무 오라버니가 하루와 꼴삐를 보냈다고 생각하는 달래는 꼴삐에게 딱 맞는 마갑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늘 해답은 가까운 곳에 있다고 그랬어.'라며 이곳저곳에서 그 답을 찾는 달래의 적극적이고 당찬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흥덕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달래는 청어의 비늘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잘라놓은 철조각들을 이어 미늘 갑옷을 완성한다.
미늘 갑옷은 여러모로 편리하고 경제적이며 튼튼해서 꼴삐에게도 거부감없이 입힐 수 있었다.
철기방에서 주문받아 힘들여 와성한 왜의 판갑옷을 건네는 날 왜의 선주는 날강도 심보로 판갑옷을 안사겠다 말한다.
철기방의 주인인 달래의 아버지부터 촌주까지 모두다 당황하며 어찌할바를 몰라 하며 생트집을 잡으며 고집을 부리자 달래는 미늘 갑옷을 입은 꼴삐를 불러내며 미늘 갑옷을 소개한다.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당차게 내뱉으며 자신을 낮추지 않고 선을 지키며 당당하게 나아가는 미늘 갑옷의 협상 장면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4가지 이야기 중 처음 등장한 가야의 달래는 이야기의 시작이었지만 여전사로서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고 더 끌리는 이야기였다.
'미늘 갑옷'을 발명해 낸 가야인들의 솜씨를 상상하며 땀흘려 철을 다루며 우수한 철기제품을 완성시킴 수출했던 그때의 가야를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달래뿐만 아니라 서라벌의 원화였던 준정의 이야기도 신라의 화랑과 대조되며 쫀쫀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화랑만 알았지 원화는 생소했기에 준정과 남모의 이야기는 더 몰입감있게 느껴졌고 추리소설같은 느낌도 들어서 재미있게 읽어내려갔다.
세번째는 차별과 불의에 맞서 싸웠던 소녀 '화이'의 이야기이다. 그때의 그 시절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희망, 그리고 슬픔등이 느껴지는 뭉클한 작품이었다.
네번째 작품은 제주 여성들의 강인함을 만날 수 있는 '석지'의 이야기이다. 워낙 제주도를 좋아하고 잠녀라 불리는 해녀들의 삶에 관심이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어내렸갔지만, 양반 책실의 그릇된 행도과 그에 반하는 다모 애옥의 등장이 대조되며 더욱 여성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석지의 엄마의 헌신과 희생이 제주도를 지킨 수많은 선조들의 역사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 더욱 마음이 동했던 작품이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좀 더 넓은 스펙트럼으로 껴안을 수 있는 생각과 시각을 길러주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함께 했고 헌신할 수 있었던 과거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를 되돌아보며 '연대'의 의미를 떠올려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 해당 글은 서유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