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남자의 몸이 바뀌는, 식상한 구조를 사용했지만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의 인연과 사랑’을 담백하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감독 산카이 마코토가 풀어가는 이야기의 방식에서 따뜻하게 그려내는 섬세함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사진처럼 선명하되 은은하게 그림을 그려내는 솜씨는 영화를 보는 이들을 강하게 끌어당기고,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만들어요.
맑고 경쾌한 음악에 높고 푸른 하늘을 걷는 듯 몸이 가벼워지고, 속도감 있는 연주에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듯한 기분에도 젖어봅니다. 음악을 작업한 이들은 감독의 이야기에 의지해 주인공의 심리를 떠올리면서 OST 작업을 하는 데만 1년이 넘는 시간을 소비했답니다. 귀에 차악 감기는 OST는 영화의 장면을 잘 살려주고, 내용의 흐름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지요. 한 곡 한 곡에 담긴 정성이 느껴질 정도로, 전곡이 매끄럽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본 후, ‘너의 이름은. OST’를 백 번 넘게 들은 듯 합니다. 휴일에는 하루 종일, 주중에는 출근 직전까지 그리고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 들었습니다.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더라고요. 극장에서 세 번, 집에서 한 번 영화를 봤으니, OST만 들어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마음 깊은 곳까지 들어와 울림을 주는 영화를 만나기란 쉽지 않지요. 특별히 투명하고 맑게 안겨서 포근함을 전하는 음악이 있는, 멋진 영화입니다. 당분간은 제게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기억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