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낀 그대로를 말하고
생각한 그 길로만 움직이며
그 누가 뭐라해도 돌아보지 않으며
내가 가고픈 그 곳으로만 가려했지
그리 길지 않은 나의 인생을 혼자 남겨진 거라 생각하며
누군가 손 내밀며 함께 가자 하여도
내가 가고픈 그 곳으로만 고집했지
그러나 너를 알게 된 후 사랑하게 된 후부터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해가네
나의 길을 가기보단 너와 머물고만 싶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해가네
우 너무 쉽게 변해가네
우 너무 빨리 변해가네
우 너무 쉽게 변해가네
우 너무 빨리 변해가네
학창시절 등굣길에 슈퍼마켓에서 흘러나오는 동물원의 ‘변해가네’를 처음 들었습니다. 늘 들어왔던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져서 하루종일 흥얼거렸지요. 꾸미지 않은 음색 덕분에 서정적이고 담백한 가사가 가슴에 스며듭니다. 한 번 들으면 수십 번 연달아서 듣게 되지요. 음색이 잘 전달되게 조용히 거드는 피아노와 기타 연주도 좋고요.
1집 테이프를 너무 많이 들어서 늘어진 덕분에 자주 못 듣다가, 재발매가 되어 구입한 cd입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동물원의 노래는 6집에 담겨있는 ‘널 사랑하겠어’ 입니다. 드라마의 OST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즈음 라디오와 시내의 상점에서 꽤 자주 그리고 여러 번 흘러나왔지요.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는 것 같아서 뿌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거리에서’는 성시경이 리메이크를 하면서 다시 많은 사랑을 받게 됩니다. 김광석의 깊은 목소리와 성시경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비교하면서 듣는 재미가 있지요. 습관이 되어서 그런가, 저는 역시 김광석 목소리가 더 좋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풀어낸 가사 속에 담긴 풋풋함과 서정적인 분위기가 묻어나는 동물원의 노래를 아낍니다. 특히 1집은 제게 아주 소중하지요. 가볍게 듣다가도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지난날을 돌아보기도 하고 현재를 새로운 마음으로 만나기도 합니다. 생각이 많던 저를 친구처럼 스승처럼 감싸주고 어루만져 주면서 조용히 응원해 준 고마운 음악이지요.
동물원 1집은 1988년 '산울림' 김창완의 제안으로 최형규, 박기영, 김광석, 유준열, 박경찬, 김창기,이성우 7명의 멤버가 동물원이라는 옴니버스 앨범을 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우리는 사회 체제 속에 갇혀 있다.'라는 의미로 '동물원'이라는 이름을 정한 것이라고 하네요.
“모두 서정의 '끝'을 보여준다. 노랫말도 참으로 서정적이다." 라고 한 가수 조정치의 말처럼, 동물원의 노래를 잘 표현한 말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정화시키고 치유해 주는 음악이 있어서 우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 잘 보고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