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를 정의한 글로, 분야별 거장들의 명구를 담은 잠언집이다. 저자는 명구들이 우리 사회를 더 아름답게 하고 시적 공감대를 넓혀준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를 정의하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시를 정의했다는 생각에 궁금했다. 시인이 말하는 시란 무엇일까? 분야별 거장들이 말하는 시란? 한 페이지마다 정의가 하나씩 적혀있다. 저자가 시에 관한 문구를 모아 엮은 책인 만큼 기대가 되었다. 첫 페이지에 시의 정의는 Edegar Allan Poe의 말로 시작했다.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그가 말하는 시란.
시란 아름다움의
음악적 창조다. - E. A. 포(1809~1848)
요즘 감성적으로 메말라가던 내게 한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서정시란 매일 아침 스푼으로
흰 구름을 떠먹는 것과 같다. - 유재영(1948~)
흰 구름으로 떠먹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상상이 간다. 달콤하고 보송하며 사르르 녹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이 근질거렸다. 나도 시를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명장도 아니고 글을 쓰는 특별한 이가 아니지만 내가 말하는 시는 다음과 같다. 시는 삶의 향기이다.
책의 표지와 안 페이지색이 흰색과 녹색으로 편집해서일까? 시를 말하는 숲에 와있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어려웠던 시를 더 가까이 하고 싶어서였다. 시를 정의한 문구도 시가 되어 마음에 남는다. '시는 내가 모르는 모든 것(김이듬)', '시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고 이해는 또 다른 사랑이다. 모든 인간에게서 시를 본다(정호승)'. 저자는 '시는 짝사랑'이라고 했다. 그 짝사랑이 무엇인지 읽어도 궁금하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시를 말해주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살아있는 미술작품'처럼 시가 무엇인지 상징과 비유로 말하는 이의 목소리로 시가 가까워진 느낌이다. 시를 내게 남기도 내가 시를 남기는 날까지.
시인이 말하는 시가 궁금하다면, 시를 좋아하는 이라면, 시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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