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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식물

[도서] 싸우는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저/김선숙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숲'이라는 장소는 나에게 항상 조용하고 고요한 곳이다. 숲속에서 들리는 바람소리도 그렇고, 나무에서 나는 싱그러운 생명의 냄새도 그렇다. 그래서 어찌보면 정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나의 일상에 비해 정적으로 느껴졌다.

이 책은 그 이면의 식물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우리들 만큼이나 치열하게 투쟁하는 식물의 모습을.

식물이 투쟁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근처에 있는 식물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혹은 침입자들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식물들과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선택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유독한 물질을 뿌려 주변의 식물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다. 또는 기생생물들이 사용하는 방법처럼 다른 식물들의 영양분을 뺏기도 한다.

식물의 입장에서 침입자로는 다양한 종류가 있을 수 있다.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잎을 갉아먹는 곤충 및 초식 동물들. 어떻게 보면 식물은 한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평생을 살기에 선택지가 많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식물들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잡초'의 경우, 자신을 뜯어먹는 초식동물들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래쪽에 생장점이 있다. 그래서 잡초 윗 부분을 초식 동물들이 뜯어먹더라도 잘 자랄 수 있고, 오히려 생장점까지 햇빛이 잘 들어오게 되어 더 잘 자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식물들이 적대적인 스탠스를 취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동물들을 이용하기도 한다. 식물들의 열매는 익으면 빨간색을 띄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동물들, 특히 새가 먹고 씨를 널리 퍼트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역동적인 식물들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제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숲이 어쩌면 전쟁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음 번에 숲을 산책하게 된다면 식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엿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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