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뭔가 쉽다고 하면 내용이 가벼울 것이고 따라서 깊이가 얕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일부에 있어서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언어 사용에서만큼은 결코 그렇지 않음을 방증하는 책이다.
읽기에 쉬운 글이 사실 쓰기엔 굉장히 어려운 것처럼 누구나 듣고 또는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건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 따라서 오히려 매우 수준 높은 일. 전문 용어를 쓰고 현학적 수사를 부리는 게 실은 매우 쉬운 일인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된 건 이미 10년도 훨씬 더 지난 일이라 매우 old해 보이지만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두고 두고 익혀볼 책이다. 왜 쉬운 영어를 써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책의 중반 부분까지 역설하면서 후반부터는 실질적인 연습도 할 수 있게끔 구성되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34 페이지에서 "쉬운 영어는 베이직 잉글리시가 아니다"고 되어 있는데 영어 발음대로 하자면 '베이식'이어야 옳다는 생각이다. 이건 사실 영어 학습자들 적어도 절반 이상이 잘못 발음하는 것 중 하나인데 쉬운 영어를 표방하면서 안내서 입장에 있는 저자가 이런 잘못을 해버리면 아무래도 옥의 티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아니지만 같은 맥락에서 use 역시 '유즈'와 같이 발음하여 그 유명한 <Grammar In Use> 역시 열에 아홉은 모두 '그래머 인 유즈'와 같이 쓰는데 올바른 발음은 '유스'다. (아마 해당 교재를 리뷰하면서도 지적질 했을 것으로 기억한다)
아울러 simplified English를 35페이지에서 '간이 영어'라고 옮겼는데 틀린 건 아니지만 '쉬운 영어'를 표방하면서 정작 우리말은 어려운 한자어를 꼭 써야 했을까 싶은 생각이다. 그냥 간략화 영어 정도로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어쭙잖은 지적질 마저 해본다.
그 외에는 영어 학습자 입장에서 참고하면 좋을 만한 내용들이 가득하기에 본인의 수준과 상관없이 영어를 익히는 누구나 한번 쯤은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