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윌이 이제 토익서 시장에도 전격 뛰어 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관심이 가던 차에 예스 24에서 제공하는 사은품도 빵빵하고 해서 구입했다. 단어장이 그 중 가장 마음에 든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확실히 기억력이 삐끗하다는 걸 실감하는데 특히 어학 공부를 하면 슬프게도 그런 실감을 더 자주 더 크게 하게 된다. 이번에 받은 단어장으로 녹슬어진 곳에 기름칠 좀 해야겠다.
머리말에서 이 책은 기존의 토익 어휘 학습이 잘못되었음을 가장 먼저 지적한다. 쉽다고, 이 정도는 다 안다고 간과하는 단어들이 실제로는 토익에서 가장 빈출되는 단어들인데 그런 단어들을 등한시 하다보니 정작 시험에서 삐그덕 댄다는 것. 기존의 토익 어휘서들도 빈출되는 그런 단어들은 뒷전이고 잘 출제되지도 않는 어려운 단어들을 가져다 빈출이랍시고 넣다 보니 수험생들은 잘못된 어휘 학습을 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바꾸고자 이 책은 가장 빈출되는 1800 단어들을 집중적으로 수록했다. 거기에 해당 단어들에서 익혀야 할 어휘 포인트를 수록하고 실제로 토익에서는 어떻게 출제되는지 출제 포인트도 있으며 기출 표현들도 정리되어 있어 기본적이지만 상당히 짱짱하고 탄탄한 콘텐츠 구성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일견 당연해 보이는 이런 구성의 학습서들이 막상 시중에서는 보기 힘든 기이한 풍경의 현실인데 여기엔 여러 크고 작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1차적으로는 너무 쉽고 뻔해 보이는 학습서는 안 팔리는 경향이 크기 때문일 것으로 개인적으론 생각해 본다. 대표적인 동네가 공무원 시장일 것. 출제될 리도 없고 된다 해도 아~주 어쩌다 한 번 될 그런 지엽적인 사항들까지 다 때려 박아서 두툼하게 꾸려다 가격은 드럽게 비싸게 해서 수험생들 골을 빼먹는 답 안 나오는 답답한 풍경이 이제 바뀔 때도 되었건만 현실은 아직 멀어 보인다.
그건 그렇고, 아니 그런 면에서도 이 책은 토익 수험생들, 특히 처음 토익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꽤 추천할 만 하다. 에듀윌 교재들이 다 그렇지만 별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제공할 콘텐츠는 충분을 넘어서니 가성비 면에서는 일단 합격이고 어휘 학습서답게 연동되는 앱의 서비스도 나무랄 데가 없다. 머리말에서 포부를 밝힌 것처럼 기존의 토익 패러다임을 정녕 바꿀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실제로 바꾸더라도 그것이 거품이거나 과잉은 아니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