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참 쇼펜하우어답다는 생각에 이끌리듯이 주문했다. 원래도 그의 철학에 나름 관심도 많고 매력도 느껴서기도 했지만 책은 역시 제목이 최소 절반은 차지한다는 무언의 법칙을 새삼 느꼈다.
제목 뿐 아니라 내용들 역시 좋다. 잘 알려져 있듯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자이자 거의 극도에 가까운 비관론자였지만 막상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누구보다 삶을 사랑한 열혈남아였음 또한 알 수 있다.
"산책의 동료는 '고뇌'로 족하다"는 첫 글에서부터 "행복이란 단어를 제거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글도 좋았고 소위 말해 어느 꼭지글 하나 거를 타선이 없다.
모든 이상주의자는 다 염세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이상주의를 품는다는 건 그 품의 크기만큼은 현실이 이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일 테고 그건 곧 그만큼은 염세주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가 그러한 이상주의적 염세주의자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의 철학에 관심이 있지만 선뜻 다가서기 주저하는 이들에게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