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든 마음을 다해서 가라
공자
논어에 관한 글을 여러개 읽고 책으로는 두 권이나 읽어 보았다. 논어를 처음 보자마자 느낀건 이 책은 인생을 헤쳐나가는데 있어 삶의 교과서와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논어에 관한 신간책이 나오면 관심이 가고, 책소개에 대한 글을 꼭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논어를 읽음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이것이라 생각된다. 그건 공자 사상에 부합된 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쓰든 어렵게 쓰든 그 내용이 공자의 뜻에 합한 것인가는 너무나 중요하다. 그리고 논어가 그저 딱딱하기만 하면 현대인들은 책읽기에 피곤함을 느낀다. 그래서 저자 펀딩처럼 읽자마자 머릿속이 명징해지는 글을 찾게 되는데 바로 오늘 내가 집어든 책이 바로 그러하다.
이 책은 일단 읽기가 수월하고, 정말 명징하며 쉽다. 그리고 소탈함과 친밀함이 책 안에 녹아져 있다. 어떤 글은 읽다보면 무릎을 치게되는 일이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것을 보여준다. 프롤로그에서 나오는 문장은 가히 이 책이 어떤 책인지를 보여주는 한 예이다. "천하는 원래 두 팔보다 가벼운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어째서 옥구슬 같은 것만을 중요시하는 것인지."
군더더기가 없는 해석이다. 저자는 고리타분한 문장과 지루한 풀이를 싫어한다. 그래서 수십 권의 논어를 독파한 판덩은 실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는 고루한 문장들을 걷어내고, 현대적인 용어와 일상적인 언어로 공자의 깨달음을 쉽게 설명해 준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세상살이에 힘들어 지쳤을 때 자기를 지켜준 논어의 글을 인용하였다.
예전에 읽어본 것인데 이 책에서 다시 읽으니 공감이 가는 것은 무엇일까?
"군자는 도를 도모하지, 먹을 것을 도모하지 않는다" 君子謀道不謀食.
"군자는 도를 걱정하지,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다"君子憂道, 不憂貧.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걸 걱정하지 말고, 내가 다른 사람을 알아주지 않는 걸 걱정해야 한다" 不患人之不己知, 患其不能也
"급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어질어야 하며, 곤궁한 상황에서도 어질어야 한다." 造次必於是, 顚沛必於是
논어의 글의 핵심이라면 성숙된 인간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글들로 가득차 있다고 보면 된다. 군자는 어떤 인격인지, 소인은 어떤 밴댕이 소갈딱지의 모습인지 그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군자의 모습을 동경하게 되고 소인과 같은 모습은 저 멀리 떠나 보내게 된다.
그리고 인생의 위기가 닥쳤을 때 불안을 이겨내고, 삶의 새로운 행복을 찾기 원한다면 우리는 『논어』를 읽고 또 읽어야 한다. 논어를 읽고나면 거인이 된 느낌이며, 삶의 이치를 깨달아 도인의 경지까지 올라간것 같은 착각을 가진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논어를 통해 행복해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무엇을 해도 공허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시대 불문의 고전인 논어를 통해 삶의 진수를 한 수 배웠으면 한다.
이 책을 보려면 저자가 어떤 분인지를 알고 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저자 판덩(樊登)은 ‘판덩 독서’의 창시자이다. 시안교통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베이징 사범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하였다. 1999년 국제 대학토론대회에서는 우승을 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자이다. 중국 TV에 출현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져 더욱 친근함을 가졌으며, 특히 저자는 현재 4000만 명이 넘는 ‘판덩 독서회’의 리더로서 회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알고보니 시리즈로 출판되고 있는 책이다. 책은 전편인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나를 살리는 논어 한마디』에 이어 논어 10편의 마무리 편인 ‘술이(述而) 편, 태백(泰伯) 편, 자한(子罕) 편’으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책이다. 술이 편은 마치 공자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 만큼 공자 인생의 주요한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다. 공자들과 가장 친근하게 지냈던 제자들만이 간파할 수 있는 공자의 인간적인 모습을 여기서 보게 될 것이다. 태백 편은 오나라의 시조로서 공자가 고대의 성현인 태백을 칭송한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공자가 강조했던 예와 인, 효의 사상이 중심을 이루며 이를 바탕으로 덕행을 실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한 배움을 권장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여 인간의 길이 무엇인지 권고하는 글도 매력적이다. 마지막 자한 편에는 아주 오랜 기간부터 공자와 함께했던 의리의 제자들이 등장한다. 제자들의 입을 통해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와 시대를 읽는 냉철한 시선,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진심어린 위로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품어져 나온다.
수천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강한 울림을 주는 것은 삶의 본질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임을 간파한 저자는 현시대에 맞게 『논어』를 재조명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했다. 현대 과학에 근거한 이론으로 공자의 주장을 검증하고, 흥미 넘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초등학생도 이해할 정도로 아주 친절하게 공자의 가르침을 전한다.
공자의 지혜와 처세를 오늘의 현실에 맞게 들려주는 이 책으로 우리 현대인들이 걱정하는 생활, 직장, 학습, 창업, 인간관계에서 맞닥뜨리는 삶의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子之燕居, 申申如也, 夭夭如也.
자지연거 신신여야 요요여야
공자는 한가로이 있을 적에도 느긋하고 온화했다.
공자께서 한가로이 계실 때는 마음이 조화롭고 그 모습은 평화스러웠다.
공자가 조정에서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한가로이 지낼 때의 모습을 제자가 기록한 것이다. 이을호는 "선생이 집에 계실 때는 고분고분하시고 부드러우셨다."라고 번역하고, 직장에서 가정으로 돌아오면 가정인이 되어야 하니, 부모 처자와 더불어 화락한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이고 있다. 공자라고 해서 하루 종일 새로운 생각을 내어 세상을 구제하려고 늘 엄숙하고 긴장된 얼굴빛과 성인의 기상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고대 전설에 따르면 요임금, 순임금, 우임금은모두 선양을 통해 임금이 되었다. 임금의 자리를 자식이 아니라 덕이 있는 사람에게 물려주는 것을 '선양'이라고 한다. 요즘 기업도 교회도 세습 문제에 촉각을 세운다. 그런데 이 세 임금은 이렇게도 다르니 정말 본받을 만한 임금이다.
요임금에 대한 한 일화를 소개해 본다.
"요임금은 순이라는 사람이 가는 곳마다 어디든 더 좋게 바꾸는 대단한 인물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그가 낚시를 하면 어부들이 행복했고, 그가 산에서 나무를 하면 나무꾼이 신바람이 나서 일을 했다. 요임금은 그가 훌륭한 인재라는 소문을 믿었지만 쉽게 천하를 물려주지는 않았다. 먼저 자신의 신하들과 아들을 순과 친구가 되게 했다. 그리고 딸을 순에게 시집보내기까지 했다. 이렇게 순의 사람됨을 끝까지 지켜본 요임금은 순이 성인이 될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나라를 물려 주었다." p37
한 사람의 도덕적 수준과 됨됨이를 이해하려면 사적인 장소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봐야 하고, 직장에서, 동료들 가운데서 가족 가운데서 어떻게 행동하며 말하는 지에 대해 봐야 한다. 공자는 이렇게 느긋하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사람이었다. 우린 그런 사람을 보았는가? 100미터 미인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은 가까이오면 그 실체를 알게 된 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관계는 100미터 관계 정도로 그쳐야 할 것이다. 안 그러면 내 안의 인격이 다 탄로나니까 말이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